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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인생]장민호 "무대마다 진검승부. 그게 중독성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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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구 기자I 2013.10.10 08:25:43
장민호(사진=멕스프로)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가수로 두 팀에서 활동을 했지만 포기하려고 했어요. 외국항공사 스튜어드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현재 소속사 대표님이 ‘한번 보자’고 연락이 왔죠. 만나러 나가면서 ‘트로트 이외의 장르를 얘기하면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트로트 얘기를 꺼내더라고요.”

트로트 앨범 ‘남자는 말합니다’를 지난 5월 발매하고 활동 중인 장민호는 아이돌 그룹 출신이다. 1997년 21세의 나이로 유비스로 데뷔해 3년 간 활동했다. 중·고등학교 재학 시절 광고모델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다 갑작스레 팀이 해체됐다. TV에서 보이는 모습은 화려했지만 소속사 관계자들에게 끔찍할 정도로 폭행을 당하고 감금되기도 했다가 멤버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가수에 대한 미련은 있었지만 ‘이렇게 살 거면 다른 일을 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주위에서 ‘다시 한번 해보라’는 권유가 끊이지 않았다. 2004년 남성 발라드 듀오 바람으로 활동을 시작했지만 2집을 준비하던 2007년 입대 영장을 받고 군대에 갔다. 그걸로 끝인 줄 알았다. 군대 제대 후에도 가수는 여전히 꿈이었지만 다시 입지를 다질 몇 년간 경제적으로 힘든 생활을 하느니 다른 일을 하자고 생각했다.

장민호를 다시 가수의 길로 이끈 게 트로트였다. 유비스 때도 ‘노래가 트로트 같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창법이 트로트에 가까웠다. 바람으로 활동할 때도 여기저기서 ‘트로트를 하는 게 어떠냐’는 이야기를 했다. 어려서는 창법을 고치려했지만 어느 순간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장르가 트로트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때 김태훈 멕스프로 대표가 “트로트를 해보자”고 마지막 기회를 제의했고 장민호는 망설임 없이 받아들였다.

장민호(사진=멕스프로)
“선입견도 있었어요. 하지만 트로트는 부를수록 제게 잘 맞는 장르라는 게 느껴져요.”

장민호는 2011년 트로트 싱글 ‘사랑해 누나’를 발표하고 활동하다 지난해 KBS2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에서 참여, 렌과 결성한 2인조로 우승을 거머쥐면서 유명세를 탔다.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은 대형 기획사 싸이더스HQ에서 우승팀을 중심으로 5인조 그룹을 만든다는 기획으로 준비된 프로그램이었다. 장민호는 싸이더스HQ로부터 팀 구성을 위해 현 소속사에서 나와 달라는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 김태훈 대표와 의리를 저버릴 수 없었고 트로트가 자신의 길이라는 굳은 신념도 이미 뿌리를 내렸다.

그런 장민호의 노래를 선배 트로트 가수들이 먼저 알아봤다. 과거에는 행사 등 현장에서 무대를 마치고 내려오다 선배들과 마주쳐 인사를 하면 ‘고생했다’ 한마디 듣는 게 전부였다. 요즘은 장민호를 직접 찾아와 ‘그 느린 노래 부른 애가 너니?’라고 물어보고 ‘잘 될 것 같다’고 격려해주는 선배들이 늘었다고 했다.

장민호 스스로도 과거 다른 장르의 음악을 할 때보다 편하게 무대에 오르고 관객들의 반응을 즐기게 됐다. 장민호는 “트로트를 시작하면서 무대에 오르는 게 정말 재미있어졌다. 관객과 소통하는 방법도 이제 비로소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트로트는 현장 반주자가 모든 가수들에게 똑같은 악기로 해주는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불러야 해요. 좋은 MR에 목소리를 입히면 좋은 노래가 되는 장르도 있는데 트로트는 노래 실력이 승부를 가르고 현장 관객들이 판정을 해주죠. 매번 진검승부인 셈인데 그게 중독성이 있어요. 죽을 때까지 트로트를 그만 둘 생각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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