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가 中心이다)⑪韓, `인적 인프라`로 아시아류 이끈다

김영환 기자I 2010.05.30 08:12:24

[SPN 창간3주년 특별기획]아시아류 선점 가능성은?
-아시아류, 어렵지만 선택 아닌 필수
-한국, 최대 강점인 `인적 인프라` 살려 새 바람 선도

▲ 보아, 동방신기, 류시원, 빅뱅(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데일리 SPN 김영환 기자] 할리우드 등 세계 엔터테인먼트 시장과의 경쟁을 위해서는 아시아 시장의 통합이 필수적이다.
 
그중에서도 문화적으로 앞선 한중일 동북아시아의 역할이 중요한데 이미 그 필요성은 3국이 모두 충분히 공감하고 확인한 상태.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다.
 
◇ 亞 3국, 경쟁 아닌 협력관계로 '아시아류' 도출해야  
 
문화는 `공감`이고 `소통`이다. 전문가들은 "문화통합은 경제통합 등과 성격이 달라 더욱 예민하고 어려운 문제"라면서 "각 국이 서로에게 갖고 있는 배타성을 떨치지 못한다면 한중일 3국의 문화통합은 그림의 떡"이라고 진단했다.
 
3국은 이전에도 합작을 통한 통합 프로젝트를 실행해왔다. 결과는 실패였다. 단순히 각 국의 스타 혹은 제작자만을 모으는 외형상의 `합작`만으로는 진정한 통합에 이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형식 뿐인 통합을 외면했다. 
 
문화가 관계를 맺지 못하고 한 쪽으로 일방적으로 흐르면서 골이 깊어진 것도 걸림돌이 됐다. 한국 드라마 수출 가격이 중국 드라마 수입 가격보다 지나치게 높게 형성되면서 되려 수출에 장애가 된 것 등이 그 예다. 중국 내 방송 매체를 관리 담당하는 광전총국은 한국 드라마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수입을 제한하고 있다. 
 
공연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 잘 알려진 스타가 아니면 공연 허가가 나지 않는다. 한 가요 관계자는 "오디션마저도 군중이 몰린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에서 허락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중국의 폐쇄성을 전했다.
 
정부 입맛에 맞는 문화 쏠림 현상은 문화의 발전이란 측면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중국 내부의 문화적 발전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배타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국 역시 자문화 중심주의에서 탈피해 타국의 문화를 폭넓게 수용할 줄 아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이유로 문화통합에 서로 엇갈린 견해를 내놓는다. 3국이 얽혀 있는 여러 현안을 풀지 못한다면 아시아류 형성은 요원한 일이라는 것이다.
 
반면 필요에 의해 아시아 시장은 언젠가 통합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시일의 문제일 뿐 아시아 시장은 언젠가 통합될 것이라는데 뜻을 같이 했다. 세계화 시대, 할리우드를 비롯한 세계 거대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아시아 3국이 힘을 모아야 하고 그러한 당위성에 의해 나라간 합작 시도 및 움직임은 향후 더 활발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한류 전문가는 "아시아류 형성에 있어 3국의 장점을 적절하게 배합해 공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양의 문제가 아닌 질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 韓 인적 인프라·中 광활한 시장·日 체계적 시스템 `강점`

한국과 중국, 일본은 각각 인적 인프라와 광활한 시장, 체계적 시스템과 마케팅 능력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3국의 강점만을 하나로 모은다면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대단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중 한국은 인적 인프라라는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욘사마` 배용준이나 이병헌, 동방신기, 월드스타로 비상한 비 등 한국의 스타는 아시아 시장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인적 인프라는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구성하는 요소 가운데서도 핵심적 지위여서 아시아류 속 한국의 미래는 밝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연기와 가요라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이들의 시장 가치는 더더욱 상승하고 있다.  

중국에서 활동중인 대표적 한류스타 장나라의 아버지 주호성 씨는 "중국은 전통적으로 연기와 노래가 가능한 스타들이 대접받았다"며 탈장르를 언급했다.

김영덕 한국콘텐츠진흥원 박사는 "일본의 경우 스타성을 생명력이 소진될 때까지 사용한다"며 "일본에서 새롭게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 스타들도 드라마나 영화 등에 캐스팅된다거나 OST에 참여하는 등 장르를 넘나드는 활동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스타라는 인적 자원 이외에 프로듀싱 능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의 가요 제작자가 일본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잇따라 받고 있는 것만을 봐도 그렇다. 그들 가운데는 이미 일본에 진출해 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드라마를 만드는 능력 역시 탁월하다. 한 방송 관계자는 "가장 적은 비용으로 질 높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나라가 한국"이라고 한국의 제작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중국은 넓은 영토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자랑한다. 광활한 중국 대륙은 아시아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중국 시장은 본토를 비롯해 대만,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한자문화권 동남아시아 지역까지도 하나의 시장으로 포괄하고 있다.
 
넓은 시장과 함께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중국의 성장 잠재력을 키운다. 중국 정부는 `문화산업 진흥 발전 번영을 위한 금융 지원에 관한 지도의견`이라는 문건을 만들어 자국내 대중문화를 지원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엔터테인먼트를 산업으로 인식한 중국 정부가 아시아류 형성에도 공감을 한다면 아시아 3국의 문화통합은 좀 더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일본은 체계적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에서 앞서간다. 엔터테인먼트를 하나의 산업으로 인식하고 확실한 시스템을 일궈냈다. 한국 콘텐츠의 일본 수출을 담당하는 이모션의 정주형 대표이사는 "일본은 시스템이 잘 만들어져 투자를 하면 이익이 돌아오는 구조가 확실하다"고 일본 시장을 평가했다.

통합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일본의 시스템을 적용한다면 지속적인 발전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아시아류의 형성을 위해서 한국은 장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는 열린 마음이 수반돼야 이룰 수 있는 목표다. 
 
한 한류 스타는 "일본의 선진화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마케팅 능력 때문에 일본의 스태프와 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고 고백했다.  
 
단점을 극복하고 동시에 한국이 보유한 특출한 문화인재들이 제대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환경이 갖춰진다면 다가올 아시아류의 시대, 한국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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