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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KBO 총재 인선에 앞서 생각해야 할 3가지

정철우 기자I 2008.12.15 10:13:06
▲ 신상우 KBO 총재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지난 11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끝으로 임기 중 공식 일정을 모두 마쳤다. 신 총재는 이에 앞서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마치면 내 스스로 물러날 시기를 잡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직 공식적으로는 신 총재가 KBO를 이끌고 있기 때문에 후임 총재에 대한 이야기가 수면위로 나오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물밑으로는 복수의 인사들이 거명되고 있는 중이다.
현재로서는 인사에 대한 이런 저런 하마평만이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 중엔 정치인도 있고 야구에 열정을 갖고 있는 경제,학계 인사도 있다.

아직 이 중 어떤 인물이 한국 프로야구를 이끌 수장의 자리에 오를지 알 수 없다. 저마다 장,단점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분명한 것이 한가지 있다. 새 총재가 한국 야구를 위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그것이다.

우선 힘을 쓰려면 제대로 써야 한다. 정치인 출신인 신상우 총재가 KBO 총재를 맡게 되자 낙하산 인사 논란이 크게 들끓었다.

당시 신 총재 선임을 찬성했던 사람들은 "힘 있는 정치인 출신 인사인 만큼 프로야구의 해묵은 과제를 풀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다만 번짓수를 잘못 짚은 것이 탈이었다. 신 총재는 돔구장 건설 400만,500만 관중 돌파 등 굵직한 사안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당장 시급한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낙후된 지방 구장 시설 개선과 공평성을 잃은 지방 자치단체와 구단간 구장 사용 계약 등은 허울 좋은 돔구장 보다 더욱 중요한 문제다.

되살아나고 있는 팬들의 열기를 수용하기엔 너무도 부실한 지방 구장의 현실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구장을 사용하고 있는 구단들이 받는 불이익이다. 식품이나 상품 등 구장내에서 얻어내는 판매 수익은 여전히 절반 정도는 지자체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또 있다. 수익사업을 하려해도 이런 저런 법률의 전봇대에 막혀 뜻을 이루기 어렵다. 하다 못해 불을 사용한 조리 식품을 팔려 해도 소방법 등의 제약에 막혀 헛된 상상에 그치고 있다.

'정치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인물이라면 우선 이런 보이지 않는 문제 해결에 소매를 걷고 나서야 한다.

두번째로는 현실적인 인식이 필요하다. 한국 프로야구는 지난 1995년 이후 13년만에 500만 관중 시대를 다시 열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내실이다. 당장 숫자가 줄어들 것에 대한 우려, 혹은 이를 넘어서려는 욕심 보다 진정 팬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 구단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확실한 인식이 필요하다.

2008년 한국 프로야구의 부흥은 1982년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야구에 빠져들었던, 이제 30,40대 가장이 된 '프로야구 키드' 들의 힘이 가장 컸다.

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바로 '추억'이다. 철없던 시절 마음을 빼앗겼던 프로야구의 추억을 돌려준다면 그보다 더 큰 선물은 없다.

창고 속에서 폐품 취급을 받고 있는 자료들을 꺼내 팬들의 손에 돌려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이런 현실 인식이 500만 관중시대를 더욱 공고히 만들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야구에 대한 진정한 애정이 필요하다. 역대 총재들은 하나같이 야구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들 중 진정으로 야구인,그리고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인사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새로 KBO를 맡게 될 총재는 부디 총재직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기를 바란다. 생의 마지막 봉사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인사만이 극적으로 다시 희망을 찾은 한국 프로야구에 진정한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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