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자유, 용기... 서태지 키즈 뜬다

최은영 기자I 2008.08.19 09:37:29
▲ 빅뱅, 이준기, 최송현, 이하나(사진위부터 시계방향)



[이데일리 SPN 최은영기자] 연예계 전반에 서태지 키즈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1992년 서태지의 등장은 충격 그 자체였다. 대중문화사에 한 획을 그으며 등장한 서태지는 90년대를 대표하는 문화 아이콘이자 도전의 상징으로 통했다. 그런 서태지를 보고 자란 일명 '서태지 키즈'는 기성세대의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나름의 성공을 일궈나간다.

서태지 키드의 가장 큰 공통점은 세상이 정해놓은 형식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정형화된 틀을 거부하고 제도권 안에서 놀기를 꺼려한다.

대표적인 가요계 서태지 키드로는 빅뱅을 꼽을 수 있다. 빅뱅은 아이들 그룹이지만 여느 아이들과는 분명 그 노선을 달리해왔다. 스스로 작곡에 프로듀싱 능력까지 갖추고 음악에 패션 트렌드까지 리드하고 있다.

서태지의 컴백 방송 타이틀은 '북공고 1학년 1반 25번'이었다. 서태지는 17살 때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재학중인 서울북공업고등학교를 자퇴했다. 지금의 음악인 서태지는 남들이 모두 무모하다 손가락질할만한, 그런 상황 속에서 탄생됐다.

빅뱅 멤버들도 자신들의 꿈을 일찌감치 간파하고 학업 대신 음악을 택하는 과감함을 보였다. 빅뱅의 멤버 대성과 승리는 빅뱅으로 데뷔하기 전인 2006년, 가수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과감하게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학업과 가수 활동을 동시에 잘 해낼 수 없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대성은 당시 2학년, 승리는 1학년 때의 일이다.

그렇게 성장한 빅뱅은 자신들의 음악적 꿈을 키우며 우상으로 삼았던 서태지와의 맞대결도, 연예계 휴지기로 불리는 올림픽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서태지와 맞대결을 오히려 기회로 생각했고, 올림픽이 무서워 피하기는 커녕, 올림픽을 덤으로 즐기며 정면돌파하는 무소의 뿔과 같은 꿋꿋함을 보였다.

그리고 멘토와 멘티 관계였던 이들은 나란히 가요계를 이끌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서태지는 4년6개월만에 선보인 싱글 '모아이'로 싱글 사상 첫 10만장 돌파라는 값진 성과를 거뒀고, '스탠드 업(Stand Up)'으로 컴백한 빅뱅은 타이틀곡 '하루하루'를 비롯, 앨범에 수록된 전곡을 오프라인 차트 상위권에 올려놓는 동시에 발매 열흘만에 8만장을 팔아 치우는 괴력을 발휘해 보이고 있다.

서태지 키드가 여느 키드 세대들과 다른 점은 가요, 영화 등 어느 한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무한 영향력을 과시한다는데 있다.

요즘 두각을 나타내 보이고 있는 서태지 키드로는 빅뱅 이외에 이준기, 이하나, 최송현 등을 들 수 있다.

서태지 키드들은 '도전' '용기' '자유' 등의 단어로 압축되는 서태지의 정신은 이어 받돼 자신만의 활동 분야에서 이를 응용해 무한 진화를 거듭해 가는 특징을 지닌다.

서태지가 컴백할 무렵 스스로 태지 마니아임을 밝혀 화제를 모은 최송현은 지난 6월 돌연 KBS의 차세대 간판 아나운서의 자리를 박차고 나와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나운서로 승승장구하던 그녀의 선택은 분명 뜻밖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연예계 진출이라는 과감한 선택으로 세상을 또 한번 놀라게 했다.

서태지의 공식 컴백무대로 화제를 모은 ETP FEST 현장에 노란 우비를 입고 '영웅의 귀환'을 반긴 이하나도 서태지의 정신을 이어받은 '튀는 20대'임엔 틀림없다.

'연애시대'의 지호, '메리대구 공방전'의 메리, 영화 '식객'의 진수에 이르기까지 한창 예뻐 보이고 싶을 나이 이하나는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리고 극과 극의 캐릭터를 오가며 스스로를 시험하고 또 자신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최근 '태양의 여자' 윤사월로 일군 성공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도전의 산물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하나는 최근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 스스로도 내 반전이 기대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하나는 '태양의 여자'로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은 이후에도 스스로의 반전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약했다며 더 큰 포부를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서태지 팬임을 자처해오다 서태지 컴백방송의 일일 여행 파트너가 되는 행운까지 거머쥔 이준기도 대표적인 연예계 '서태지 키드'. 얼마전 화제 속에 종영한 드라마 '일지매'로 영화 '왕의 남자'로 일군 천만 배우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해 보인 이준기는 중학교 때부터 가수 서태지의 열혈 팬이었다.

서태지는 당시 방송 녹화를 마치고 "이준기는 겸손하고 생각이 깊은 친구였다. 또 한편으로는 나와 닮은 점도 많았다. 한때 나의 중학생 팬이었던 사람이 이렇게 멋지게 성장한 모습이 자랑스러웠다"고 이준기의 첫 인상을 말한 바 있다.

이준기는 이후 자신의 미니홈피에 서태지로부터 휴대폰 케이스에 받은 친필 사인과 사진 등을 공개하며 서태지처럼 나도 누군가의 젊은 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말로 한때 영웅이었던 서태지의 기대에 화답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서태지 키즈는 단순히 그를 따라하거나 모방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정신을 바탕으로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새롭게 진화하는 특징을 지닌다"며 "독창성과 창의성을 기본으로 하는 연예계에 서태지식 도전정신으로 무장된 이들의 활약은 어찌보면 당연하고, 또 이들의 성공은 연예계 전반에 신선한 자극으로 받아들여져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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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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