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칸 초청 0편 굴욕 씻었다…韓영화, 베니스·토론토영화제 경쟁 진출 낭보(종합)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보영 기자I 2025.07.23 09:23:57

'어쩔수가없다' 韓영화 12년 만에 베니스 경쟁 진출
CJ ENM, '부고니아'까지 배급작 두 편 동시에 경쟁 진출
윤가은 감독 '세계의 주인' 韓영화 최초 토론토 경쟁 진출
올해 칸 영화제 초청 '0'편 설움 씻어…영화계 가뭄 속 희망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올해 한국 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국제영화제, 북미 최대 규모 영화제인 토론토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는 잇단 낭보로 모처럼 업계에 희망과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불과 지난 5월 한국 영화가 세계 최고 권위 영화제인 칸 국제영화제에서 단 한 편도 초청받지 못한 굴욕을 씻어냈다.

영화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사진=CJ ENM)
먼저 배급사 CJ ENM이 투자배급한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와 기획개발을 주도해 메이저 할리우드 제작사와 협업해 만든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신작 ‘부고니아’(Bugonia)가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한 해에 단일 투자배급사 작품 두 편이 동시에 베니스 경쟁 부문에 진출한 건 국내에서 최초다.

22일(한국시간)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어쩔수가없다’와 ‘부고니아’를 경쟁 부문에 초청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인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칸국제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영화들을 소개해 왔다.

‘어쩔수가없다’와 ‘부고니아’가 초청된 메인 경쟁 부문은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섹션이며, 주요 상들의 수상 후보가 되는 부문이다. 베니스국제영화제 메인 경쟁 부문에 한국영화가 진출한 것은 2012년 ‘피에타’ 이후 13년 만의 성과여서 그 의미를 더한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박찬욱 감독은 ‘쓰리, 몬스터’(2004)로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섹션에 초청되었으며, ‘친절한 금자씨’(2005)가 메인 경쟁 부문에 초청돼 ‘젊은 사자상’(Young Lion Award), ‘미래영화상’(Cinema Of The Future), ‘가장 혁신적인 영화상’(Best Innovated Film Award)을 수상한 바 있다.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어쩔수가없다’를 전 세계에 최초로 선보이게 된 박찬욱 감독은 “영화를 완성하고 베니스 초청까지 받고 보니 그 긴 세월 이 작품 포기하지 않길 잘했구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한국영화 ‘지구를 지켜라!’(2003)의 영어 리메이크로 일찌감치 화제가 되었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신작 ‘부고니아’ 역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부고니아’는 외계인의 지구 침공설을 믿는 두 청년이, 대기업 CEO 미셸(엠마 스톤 분)이 지구를 파괴하려는 외계인이라고 생각하고 그를 납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장준환 감독이 연출한 한국 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리메이크한 블랙코미디이자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연출하고 CJ ENM이 기획개발을 주도한 프로젝트다. 특히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칸 영화제에서는 물론,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도 트로피를 다수 휩쓴 단골 손님이다.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알프스’로 각본상(68회)을,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로 심사위원 대상(75회)을, ‘가여운 것들’로 대상(80회)을 받은 바 있어, 이번 ‘부고니아’의 경쟁 부문 진출 및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북미 최대 영화제인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도 한국 영화가 두각을 드러냈다. 23일 바른손이앤에이에 따르면, ‘우리들’과 ‘우리집’을 연출한 윤가은 감독의 신작 ‘세계의 주인’이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인 플랫폼(Platform) 부문에 한국영화 최초이자 유일한 작품으로 공식 초청됐다.

윤가은 감독의 신작 ‘세계의 주인’이 한국영화 최초로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인 플랫폼 부문에 공식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로 관객과 만난다. ‘세계의 주인’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18세 여고생 주인이 홧김에 질러버린 한 마디에 모두의 세계가 흔들리기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세계의 주인’이 초청된 플랫폼 부문은 2015년에 창설된 토론토국제영화제 유일한 공식 경쟁 부문으로, 세계적인 중국의 거장 지아장커 감독의 작품에서 이름을 땄다. 예술성이 뛰어나고 감독의 비전이 뚜렷한 영화를 조명하는 ‘플랫폼 상(Platform Award)’을 두고 매해 약 10편 내외의 작품이 선정돼 트로피 경쟁을 펼친다.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인 ‘문라이트’ 배리 젠킨스, ‘레이디 맥베스’ 윌리엄 올드로이드, ‘재키’ 파블로 라라인 등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감독들의 세계 무대 진출을 위한 발판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론토국제영화제의 수석 프로그래머 지오바나 풀비는 대담하고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플랫폼 부문에 윤가은 감독의 ‘세계의 주인’을 초청하게 되어 기쁘다며 “윤가은 감독은 청소년기의 성장통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내밀한 가족 관계 속에서 단단하게 회복력과 주체성을 찾아가는 개인의 여정을 깊이 있게 그려낸다. 이처럼 창의적인 감독의 신작을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이게 되어 진심으로 영광이다”라고 전했다.

특히 한국 영화가 플랫폼 부문에 선정된 것은 부문 창설 이후 처음으로, 쟁쟁한 후보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윤가은 감독의 활약에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올해 유독 침체의 길을 걷고 있는 한국 영화 시장은 흥행작의 부재·시장 투자 심리의 위축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열린 칸 국제영화제에 일본 장편 영화가 6편이나 초청작에 이름을 올린 반면, 한국 영화는 단편 작품을 제외하곤 장편 영화가 경쟁·비경쟁 부문 어디에도 초청되지 못해 위기감을 안겼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