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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꺼내 들어본 서랍 속 CD는 가수 아이유가 2015년 10월 23일 발매한 4번째 미니앨범인 ‘챗셔’(CHAT-SHIRE)입니다. 아이유가 앨범 발매 당일 서울 용산구 언더 스테이지에서 연 ‘챗쇼(CHAT-SHOW) : 한 떨기 스물셋’(이하 ‘챗쇼’) 공연 현장에서 받은 CD입니다.
‘챗셔’는 아이유가 한국식 세는 나이로 스물셋일 때 발매한 앨범입니다. ‘챗쇼’는 그에 맞춰 아이유가 자신과 동갑인 스물셋 팬들을 초대해 진행한 공연이었는데요. 당시 아이유는 앨범 발매를 기념한 언론 쇼케이스나 간담회를 열지 않는 대신 ‘챗쇼’에 취재진을 초대했습니다. 공연 현장에서는 앨범 수록곡 일부를 라이브로 들려주면서 사랑, 사람, 관계, 꿈, 미래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팬들에게 솔직담백하게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고요.
아이유는 스물셋 입장에서 느낀 여러 생각을 여러 소설 속 캐릭터들에 대입해 표현해낸 곡들로 앨범을 채웠는데요. 그래서 그에 걸맞게 앨범에 ‘챗셔’에 각 곡의 캐릭터들이 사는 주(州)이자 스물세 걸음이면 모두 돌아볼 수 있는 작은 사회라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아이유는 ‘챗쇼’ 공연에서 “앨범을 준비하면서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피도 빨리 돌고 심장도 빨리 뛰는 듯 했다”고 처음으로 앨범 프로듀싱을 맡은 소감을 밝혔습니다. 작업 당시를 돌아보면서는 “내 안의 악마성까지 나올 정도로 전투력이 상승했다”고 말하며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음악 작업에 임했다는 걸 짐작케 했고요.
앨범 타이틀곡으로 앞세운 곡은 3번 트랙 ‘스물셋’입니다. 이 곡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고양이 캐릭터인 ‘체셔’를 모티브로 한 곡인데요. 아직 무엇하나 확신하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정체성 혼란기에 있는 스물셋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다룬 가사가 펑키한 사운드와 잘 어우러졌습니다. ‘스물셋 아이유의 잡설 모음집’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잘 어울리는 곡입니다.
‘스물셋’ 작업기를 돌아보면서 아이유는 “별다른 고민 없이 의식이 흐르는 대로 줄줄 가사를 썼다”고 밝혔습니다. 곡이 공개 직후 음원 차트 1위를 휩쓸며 호평받은 데 관해선 “이 세상에 스물 셋이 아닌 사람들이 더 많기에 많은 사람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 했다”면서 “생각보다 많은 분이 ‘나도 그래’라고 이야기를 해줘서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는 소감을 내놓았고요.
아이유는 ‘챗셔’를 통해 프로듀서로 보폭을 넓히며 의미 깊은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발매 이후 수록곡 ‘제제’와 보너스 트랙인 ‘트웬티 쓰리’가 각각 가사 선정성 논란과 샘플링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그와 같은 시행착오가 더 성숙한 뮤지션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죠. ‘챗셔’ 이후 직접 프로듀싱한 완성도 높은 앨범을 꾸준히 선보여온 아이유는 오는 20일 6번째 미니앨범 ‘더 위닝’(The Winning)으로 컴백합니다. 어느덧 서른둘이 된 아이유가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은 곡들로 귀를 즐겁게 해줄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