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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가 출연한 두 영화가 맞붙는 상황이 됐다. 하정우는 최근 ‘신과 함께-죄와 벌’(이하 ‘신과 함께’)로 인터뷰하면서 “‘신과 함께’와 ‘1987’의 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면서 “양쪽에서 ‘그쪽은 어떠냐’며 묻는데 답하다 보니까 그 사이에 낀 느낌이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내년에 ‘PMC’(차기작)가 개봉하면 그때는 편하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눙쳤다.
하정우는 20일 ‘신과 함께’와 27일 ‘1987’의 개봉을 앞뒀다. 두 영화가 1주일 차이로 개봉하다 보니 홍보 활동이 만만치 않다. 체력적인 어려움도 있겠지만, 어느 한 쪽에만 마음을 쏟을 수 없다 보니 곤란한 처지다. ‘신과 함께’는 VFX로 시각적인 비주얼이 판타지물이고, ‘1987’은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로서 각각의 매력을 가졌다. 볼 영화가 많아서 관객은 좋겠지만 배우는 애정을 한 영화에 다 쏟을 수 없다. ‘마음 편히 말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도 그런 뜻으로 풀이된다.
하정우가 두 영화에서 연기한 배역은 다르면서 같은 데가 있다. ‘신과 함께’의 강림은 저승사자로 비현실적인 존재고 ‘1987’의 최검사는 박종철 사건을 공론화한 최한 검사로 실존인물로 극과 극이다. 그러면서도 변호인과 검사로 극의 중심사건을 돕는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하정우는 “강림이나 최검사나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고 원칙대로 산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며 그 점이 마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정우는 “‘신과 함께’ 1부는 자홍과 수홍의 사연에 이야기가 집중돼있지만 2부에선 강림의 사연과 삼차사의 관계가 드러난다”며 “강림이 소신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며 2부에 대한 관심도 높였다. ‘1987’에선 하정우 특유의 위트가 무겁고 진지한 이야기에 쉼표 역할을 한다. 그는 “최한이 한 일들은 팩트지만 캐릭터는 실존인물과는 다르다고 알고 있다. 인물들이 처음부터 긴장감 속에서 출발하다 보니 최한은 영화적 재미를 주기 위해 재구성된 캐릭터다”며 “최한 검사와 가족들이 시사회 때 봤는데 좋아했다”고 얘기했다.
‘신과 함께’는 환생에 관한 이야기다. 하정우는 “환생하면 기억을 그대로 간직한 채 다시 하정우로 태어나고 싶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어렸을 때 배우가 될 줄은 알았지만 배우로서 이렇게 활동을 많이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다시 태어나면 공부는 과감히 접고 더 열심히 놀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가 될 줄 알았냐’는 이어진 질문에 그는 “어렸을 때부터 막연하게 최고의 배우가 될 것 같았다. 왜냐면 유치원 때부터 집에 오는 사람들이 ‘전원일기’ 아저씨들이고 TV에 나오는 사람들이었다. 자연스럽게 나도 아버지처럼 유명한 배우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자신이 없어졌지만”이라면서 웃었다.
‘신과 함께’와 ‘1987’은 하정우가 아티스트컴퍼니라는 새 소속사로 옮긴 후 처음 내놓는 영화다. 아티스트컴퍼니에는 회사를 설립한 정우성, 이정재 등을 비롯해 많은 배우들이 소속돼 있다. 하정우는 자신뿐 아니라 공교롭게도 ‘강철비’(14일 개봉)의 정우성과 대결을 하게 됐다. ‘신과 함께’의 이정재와는 한 작품에 출연했다. 하정우는 “옆에서 정우성, 이정재를 보면서 그들이 왜 오늘날의 정우성, 이정재인지 알겠더라”며 “세상 부지런하다. 매일같이 ‘칼출근’ 한다. 배우들 미팅에 직접 나가고 매니저 회의도 한다. 대단하다”고 치켜세웠다. 하정우는 “차태현 형이 ‘회사 옮기고 더 재미있지’라고 물었는데 확실히 그렇다. 두 형들을 모시고 감 놔라 배 놔라 진두지휘 하는 게 적성에 맞는 것 같다”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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