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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은 금물..써닝포인트 '카운트다운 존' 넘어라

김인오 기자I 2016.04.21 06:54:27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D-8
'마의 코스' 극복해야 V 가능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 전경
[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오는 29일부터 사흘간 경기 용인의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6회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은 최적의 기온과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필드로 수도권 골프팬들의 ‘갤러리 갈증’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도 우승 상금 1억원을 놓고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한다. 물론 우승컵을 들어 올리려면 승부 홀을 극복해야 한다.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에 ‘아멘코너’가 있다면 써닝포인트CC에는 자칫하면 순위가 곤두박질치는 ‘카운트다운 존(ZONE)’이 있다. 후반 14번홀부터 16번홀까지이며 파5 홀을 시작으로 파4 홀, 파3 홀로 이어진다고 해서 ‘카운트다운 존’이라고 불린다. 마치 카운트를 세며 챔피언을 기다리는 느낌이다. 욕심을 버린다면 무난하게 파 이상을 적어낼 수 있다. 하지만 우승 길목이나 컷 탈락의 기로에 있다면 이 곳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 결과는 자신의 책임. 때에 따라서는 요정이 숨어있을 것 같은 앙증맞은 버섯 모양의 15번홀 그늘집이 괴물로 보일 수도 있다.

◇14번홀(파5·465야드)-산 넘어 산

써닝포인트는 이번 대회를 위해 전장 6400야드로 세팅을 맞췄다. 투어 중간 수준으로 선수들에게는 익숙한 길이다. 총 47개의 벙커가 있고, 반드시 피해야 할 워터해저드는 15개가 산재해 있다. 코스는 대체로 평이하다. 2단 그린에 심술이 잔뜩 들어간 홀만 잘 피해가면 두 자릿 수 언더파 우승 기록이 나올 수 있다는 게 출전 선수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쉬운듯 쉽지 않고 어려운듯 어렵지 않은 코스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465야드 14번홀은 4개의 파5 홀 중에서 길이가 가장 짧다. 단순 계산으로 티샷을 250야드 정도만 보내면 두 번째 샷으로 이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270야드 이상을 때려내는 박성현은 미들아이언으로 투온을 노릴 수 있다.

하지만 함정이 숨어 있다. 우측 도그렉으로 설계된 이 홀에서 투온을 하려면 오른쪽에 솟아있는 산을 넘겨야 한다. 45도 이상의 탄도로 캐리 200야드 이상을 보내야 페어웨이에서 볼을 찾을 수 있다. 탄도가 낮거나 비거리가 부족하면 아웃오브바운스(OB) 참사를 겪어야 한다. 이글 또는 버디를 잡으려다 보기 이상을 범할 수 도 있다는 얘기다. 코스 공략은 자신의 성적에 따라 결정된다. 2~3타 차로 선두를 쫓고 있다면 이 곳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반대로 넉넉한 타수를 가진 선수는 안전하게 정석대로 돌아가야 한다.

◇15번홀(파4·397야드)-눈 가리고 아웅

15번홀에는 만화 ‘개구장이 스머프’에 나오는 버섯 그늘집이 있다. 14번홀 결과가 어떻든 인형같은 집을 보면서 새로운 다짐을 해야 한다. 역시 우측 도그렉인 이 홀은 오르막 때문에 IP지점(공략 지점)이 좁아 보인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티샷만 잘 가준다면 넓은 페어웨이가 기다리고 있다. 그린도 평이해 버디도 기대할 수 있다.

별 어려움이 없는 데 왜 카운트다운 존이 됐을까. 앞서 얘기한 ‘티샷만 잘 가준다면’이 바로 숙제다. 이 홀의 왼쪽은 낭떠러지가 그린까지 이어져 있다. 평소 드로 구질의 선수는 볼이 사라질까 티샷부터 불편해진다. 오르막이라 드라이버가 아닌 우드를 잡기도 부담이다. 자칫하면 세 번의 샷으로 그린에 오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페이드 구질의 선수에게 유리한 곳도 아니다. 오른쪽으로 많이 휘게되면 산에 가려 그린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버디를 잡겠다면 이른바 ‘깜깜이 샷’을 해야 한다.

◇16번홀(파3·168야드)-‘하트’를 조심해

카운트다운 존에서 가장 난해한 홀은 16번홀이다. 그린 앞에 워터해저드 등 위험 요소가 전혀 없는 평이한 홀이지만 핀 위치에 따라 공략법이 180도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티잉그라운드과 그린의 고저 차는 약 8m. 때로는 심술궂게 불어오는 맞바람과도 싸워야 한다.

그린은 티잉그라운드에서 봤을 때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전체적으로 일정한 기울기면 문제가 없지만 중간부터 급격하게 내려간다는 점에서 공략이 쉽지 않다. 핀 위치가 오른쪽 중간쯤에 꽂힌다면 방해가 없기 때문에 많은 버디가 나올 수도 있다. 문제는 왼쪽 앞에 홀이 있을 때다. 티잉그라운드 직선 방향에는 크진 않지만 신경이 쓰이는 하트 모양의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다. 벙커를 피하려고 그린 중앙을 공략하면 급경사에 3퍼트를 경험할 수도 있다. 벙커에 빠지면 홀 가까이 붙일 수 없다. 그렇다고 한 클럽을 더 잡고 길게 보내기도 쉽지 않다. 그린 왼쪽과 뒤에는 워터해저드가 버티고 있다. 담력과 정확한 샷이 요구되는 홀이다.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 15번홀 버섯 그늘집
16번홀 코스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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