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혜지 전성시대②]평균 연차 17년, 배우가 스타를 앞서기까지

강민정 기자I 2015.08.25 08:51:03
전지현 송혜교 김태희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첫째 언니 김태희, 둘째 언니 전지현, 막내 송혜교. 한 살 터울인 ‘태혜지’는 마치 ‘세 지붕 한 가족’ 같았다. 지금의 스타덤에 오르기까지 영광을 누린 순간도 비슷했고, 상처가 된 순간도 닮았다. 2015년은 ‘배우’라는 본업이 ‘스타’라는 타이틀을 앞서게 된 ‘태혜지의 행복한 시간’이다. 데뷔 평균 연차 17년, 서른 중반에 오른 ‘2015 태혜지’의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CF스타가 만든 흥행보증수표라는 타이틀

김태희와 송혜교는 각각 ‘천국의 계단’과 ‘가을 동화’라는 인생 드라마로 주연 배우 입지에 올랐다. 전지현은 스크린을 주무대로 삼았다. ‘화이트 발렌타인’이라는 영화 데뷔작부터 주연을 맡은 그는 ‘엽기적인 그녀’라는 역작을 탄생시켰다. 데뷔와 동시에 이룬 성과였다. CF모델, 잡지 모델로 연예계데 발을 들인 뒤 1,2년 내에 일군 성공이다. 이후 국내 드라마와 영화, CF 시장을 주물렀다.

‘태혜지’를 향한 시선은 엇갈렸다. 2000년대 초반부터 ‘흥행보증수표’ 반열에 올랐지만 그 입지를 만든 원동력이 배우가 아닌 CF스타였다는 분석 때문이다.

실제로 ‘엽기적인 그녀’ 이후 전지현은 스크린에서 퇴보했다. ‘4인용 식탁’,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데이지’,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블러드’까지 2000년 후반에 이르도록 이렇다할 흥행 성공작이 없었다. 드라마에는 좀처럼 얼굴을 비추지 않았지만 TV에 노출된 CF 건수는 70개가 넘었다.

김태희도 ‘미모급’의 작품 운은 없었다. ‘구미외 외전’,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아이리스’ 모두 작품 자체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장옥정, 사랑에 살다’로 사극에 도전한 용기 역시 용두사미로 끝난 작품 탓에 빛을 보지 못했다. 송혜교, 전지현과 비교해 영화 출연작이 급격히 적은 김태희는 ‘중천’, ‘싸움’, ‘그랑프리’ 등 그마나 쌓은 필모그라피에서도 웃을 수 없었다. 흥행보증수표라 불린 김태희의 근거 역시 CF시장에서 찾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

△논란으로 멀어진 배우라는 타이틀

배우로서 타이틀은 멀어졌다. 연기력으로도 한계에 부딪혔다. ‘예쁜 외모에 연기력이 묻힌다’는 상대평가도 있었지만 연기만 따진 절대평가로 봐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이다.

전지현은 ‘엽기적인 그녀’ 이후 비슷한 연기 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혹평을 들었다. 긴 생 머리카락 스타일에 섹시한 몸매, 중저음의 톤이 매력적이지만 이를 통해 구현되는 캐릭터가 차별화되지 못했다는 반응이었다.

김태희는 마음 고생이 심했다. 출연작마다 방송 전부터 ‘연기력 논란’에 시달렸다. 가수 비와의 열애가 대중에게 공개된 이후론 ‘배우’라는 인식은 더욱 옅어졌다. 그에게 쏟아진 관심은 복귀 보다 결혼이었다.

‘태혜지’ 중 작품으로 가장 내실을 기한 주인공은 송혜교다. ‘풀하우스’, ‘그들이 사는 세상’, ‘그 겨울, 바람이 분다’로 이어지는 드라마 행보는 스타 이미지에 작품성까지 챙긴 ‘3연속 안타’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시장에서 현지 작품으로 탄탄한 입지를 다진 일 또한 지금의 송혜교를 만든 현명한 판단이었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개인적인 일로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주게 된 탓에 일부 대중에게 반감을 심어준 일은 배우로서 풀어야 할 숙제가 됐다.

△한결같은 뚝심의 고진감래

비슷한 좌충우돌의 시기를 겪어 지금의 고진감래를 느끼기까지. ‘한결같은 뚝심’이란 공통분모가 있었다. SNS 활동도, 예능프로그램 출연도 거의 없던 이들이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작품 뿐. 대중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입장에서 작품으로 인정 받기 위한 행보는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는 전언이다.

송혜교는 작품 외적인 활동으로 돌파구를 찾기도 햇다. 익명으로 기부를 하고, 잘 알려지지 않을 곳에서 봉사활동을 다니는 등 스스로 다질 수 있는 시간을 찾았다. 김태희 역시 최근 출연 중인 ‘용팔이’로 배우 타이틀에 가장 어울리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 식물인간처럼 누워있는 작가의 캐릭터 설정에 따라 연기한 걸 두고 ‘말 한 마디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주연으로서의 비중 논란에까지 시달렸지만 이를 묵묵히 연기로 보여줬다. 전지현도 자신을 하나의 이미지로 가뒀던 그 캐릭터로 영화 ‘도둑들’에서 성공을 거두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후 14년 만에 드라마 복귀작 ‘별에서 온 그대’로 대륙을 삼킨 한류스타로 발돋움했고, 영화 ‘베를린’과 ‘암살’의 연이은 성공을 거뒀다.

전지현의 소속사 문화창고 측은 “힘들었던 과거를 본인이 아쉬워하거나 원망하는 부분은 전혀 없지만 연예인으로서 철저한 관리와 배우로서 피나는 노력을 하는 모습을 지켜본 주변에서는 지금의 배우로서 받는 스포트라이트에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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