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비수기? 편견!" 해외 팝스타 내한 공략

양승준 기자I 2014.12.08 08:57:54

1~2월 이례적 내한 집중
추억의 팝스타 가펑클·신디로퍼까지
겨울에 국내 첫 록음악페스티벌도
"연말 대관 전쟁 피하자"
"좋은 공연 갈증 가장 높은 시기" 역발상 전략도

2015년 1~2월에 해외 뮤지션들의 내한 릴레이 공연이 이어진다. 공연 비수기에 이뤄지는 새로운 풍경이다. 이 시기에 한국을 찾는 신디로퍼와 아트 가펑클 그리고 국내 첫 겨울 록음악페스티벌 참석차 한국땅을 밟을 아우스게일과 바스틸(사진=왼쪽 맨 위부터 시계 방향 순, 신디로퍼 공식홈페이지·현대카드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라이크 어 브리지 오버 트러블드 워터, 아이 윌 레이 미 다운’(Like a bridge over troubled water, I will lay me down). 감성적인 멜로디와 노랫말로 1960~70년대를 주름잡았던 미국 포크 듀오 사이먼 앤 가펑클. 아름다운 목소리의 주인공인 가펑클이 내년 한국을 찾는다. 2015년 2월14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잠실체육관에서 열릴 첫 내한공연을 위해서다. 마돈나와 함께 1980년 팝음악계를 풍미했던 신디 로퍼도 내년 1월23일과 24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다.

공연계 비수기라 여겨졌던 1~2월. 굵직한 해외 팝 음악스타들의 내한공연이 줄을 잇고 있다. 단독 공연뿐만이 아니다. 국내 최초로 겨울 음악 페스티벌도 열린다. 현대카드가 1월 12~17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컬처돔스테이지에서 열 ‘파이브 나이츠’다. 영국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그룹 바스틸과 스타세일러, 아이슬란드 싱어송라이터 아우스게일 등 유명 아티스트들이 하루에 한 팀씩 국내 관객과 만나는 록음악 축제다. 그간 대형 페스티벌이 여름에 집중됐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여러 공연관계자에 따르면 1~2월에 해외 뮤지션들의 내한 공연이 집중된 것은 대관 문제가 크다. 10~12월은 공연기획사들 사이에서 공연장 대관 전쟁이 벌어지는 시기다. 가을의 낭만과 축제의 흥이 절정에 닫는 연말에 공연을 열고 싶어하는 가수들의 콘서트 계획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문화대통령’ 서태지도 이 대관 전쟁을 피해 갈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게 현실. 5년 만의 컴백 공연을 준비하던 서태지는 애초 점찍어뒀던 잠실체육관을 잡지 못해 잠실종합운동장주경기장에서 공연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연장 잡기가 한결 수월한 1~2월에 해외 가수들의 공연이 몰리고 있는 셈이다. ‘5나이츠’를 기획한 현대카드관계자도 “1월에 페스티벌을 연 이유 중 하나로 대관 문제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10년 넘게 콘서트 기획일을 하고 있는 김 모씨는 “1~2월은 공연장 잡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한데다 연말에 티켓을 팔아 사람들의 주목까지 이끌어 낼 수 있다”며 “공연 시기를 타지 않는 대형 아티스트면 몰라도 연말의 흥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는 해외 아티스트들이 1~2월에 공연하기 매력적인 시기”라고 봤다.

편견을 기회로 이용하자는 공연기획자들의 모험도 한몫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1~2월이 콘서트 비수기라는 이미지가 강해 좋은 공연이 다른 시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획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좋은 공연을 보고 싶어하는 관객들은 늘 있기에 이 시기를 가장 공연에 대한 갈증이 높은 시기라 판단해 페스티벌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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