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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순, `변칙 개봉` 희생양 되나···`악전고투`

최은영 기자I 2012.04.12 09:49:34

`건축학개론`에 치이고, `배틀쉽`에 받히고

▲ 3, 4월 극장가 흥행 바통을 이어받은 한국영화 `건축학개론`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배틀쉽`이 잇따른 변칙 개봉으로 아쉬움을 사고 있다. `건축학개론`과 유사 시기 개봉한 `가비`는 27만 명을 모으는데 그쳤고, `간기남`은 지난 11일 개봉해 첫날 10만 관객을 동원하며 3위로 출발했다.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 배우 박희순이 경쟁작의 잇따른 변칙 개봉에 희생양이 될 위기에 처했다. 주연으로 참여한 영화 두 편이 유사시기 개봉한 영화들의 불공정한 승부로 흥행에서 피해를 보게 된 것.

지난달 15일 개봉한 `가비`는 한국영화 `건축학개론`의 대규모 유료 시사에 발목이 잡혔고, 지난 11일 개봉한 `간기남`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배틀쉽`의 전야 개봉으로 흥행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배틀쉽` 흥행 꼼수에 `간기남` 비상`. ``배틀쉽` 변칙개봉, 한국영화에 직격탄`. `배틀쉽`의 전야 개봉 소식에 국내 언론이 앞다퉈 쏟아낸 기사들이다. 하지만 `건축학개론`으로 한국영화 `가비`가 입은 피해를 떠올리면 `배틀쉽`의 꼼수는 애교에 가깝다.

`건축학개론`은 3월14일 화이트데이에 이어 개봉 전주 주말까지 총 3일에 걸친 대규모 유료시사로 그 주 개봉한 `가비`의 설 자리를 앗아갔다. 한국영화 간 정면대결을 피해 15일 개봉한 `가비`는 앞서 시장을 선점한 `화차`에 밀리고, 한 주 뒤 개봉을 예정했던 `건축학개론`에도 치이며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한 채 쓸쓸히 간판을 내려야 했다.

당시 `가비` 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의 한 관계자는 "한동안 뜸하던 변칙 개봉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며 "그것도 `가비`를 비롯한 여타 영화들이 타격을 입을 걸 알면서, 외화도 아닌 한국영화가 같은 한국영화의 발목을 잡고 나선 상황이 씁쓸하다"고 유감을 표했다.

개봉일을 앞당기고 유료시사의 규모를 늘리는 등의 편법이 끊이지 않는 배경과 관련해선 매출에 대한 절박함을 꼽았다. 이 관계자는 "흥행에 대한 절박함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편법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나중에 할리우드 영화가 같은 방식으로 피해를 입히면 그땐 뭐라고 탓을 할 것인가. 결국 제 발등을 찍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당하게 경쟁하면 공정한 싸움이 안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도 푸념했다.

당시의 우려가 한 달도 안 돼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건축학개론` 개봉 당시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 측은 `영화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관객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라고 변칙 개봉의 이유를 설명했다. 논란이 될 때마다 해명은 같다. 그러다가도 반대의 상황에 부닥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피해를 봤다며 야단법석이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식의 접근으로는 잘못을 바로잡기 어렵다"라며 "건강한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서는 한국영화계의 자정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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