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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드라마의 스타파워 실종과 예능의 스타 만들기.’
2008년 방송은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그 출연진의 명과 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드라마는 한동안 한류 최고 콘텐츠로 각광받으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까지 대접을 받았지만 2008년에는 그 위상이 추락했으며 특히 하반기 경제위기가 닥치면서는 ‘존폐 위기’가 거론될 정도의 상황이 됐다.
반면 예능프로그램은 다양한 영역의 스타를 배출하며 경제위기에서 드라마에 비해 ‘저비용 고효율’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각 방송사의 효자로 자리매김했다.
드라마의 위기는 그동안 주연배우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을 비롯해 제작비는 높아졌는데 수익구조는 이를 감당할 수 없게 된 것에서 시작됐다.
드라마를 방영하는 방송사의 주된 수입원은 광고이고 이를 확보하려면 드라마의 시청률이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권상우가 주연이었던 KBS 2TV ‘못된 사랑’이 한자릿수 시청률로 초라하게 퇴장했고 최지우가 주연을 맡아 현재 방송 중인 SBS ‘스타의 연인’도 기대 이하의 시청률에 머물고 있는 등 한류스타들이 주연을 맡아도 시청률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
특히 경제위기로 광고시장이 위축되면서 드라마는 ‘회생을 위한 논의’가 이뤄질 정도로 악화된 상황을 맞았다. 그 과정에서 지난해 방영된 SBS ‘쩐의 전쟁’에 출연했던 박신양은 연장 4회 출연료로 지나치게 높은 액수인 회당 1억7050만원을 제작사에 요구했다는 이유로 드라마제작사협회가 무기한 출연정지를 의결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한 상황에서도 송승헌이 주연인 MBC ‘에덴의 동쪽’은 3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고 박용하, 김하늘, 이범수, 송윤아가 출연한 SBS ‘온 에어’도 최고 25%대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이준기가 타이틀 롤이었던 SBS ‘일지매’는 회당 최고 30%가 넘는 시청률로 스타성을 입증했다.
연기력으로 정평이 난 배우 김명민은 박신양, 문근영 주연의 SBS ‘바람의 화원’, 송일국 주연의 KBS 2TV ‘바람의 나라’와 벌인 치열한 시청률 경쟁에서 MBC ‘베토벤 바이러스’를 선두로 이끌며 입지를 강화하기도 했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오케스트라와 클래식 음악, ‘온 에어’는 스타와 매니저, 드라마 작가와 PD를 소재로 하는 등 드라마의 새로운 시도도 이어졌다.
예능프로그램에서는 MBC ‘무한도전’을 필두로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 코너, SBS ‘일요일이 좋다’의 ‘패밀리가 떴다’ 코너 등 인기가 두드러졌다. 또 이들 프로그램에서는 ‘투톱’ MC 유재석과 강호동의 영향력이 여전한 가운데 적잖은 스타들도 탄생했다.
‘패밀리가 떴다’는 배우 이천희와 박예진, 김수로, 그동안 예능프로그램에서 감초 역할을 해왔던 가수 윤종신을 ‘예능 스타’로 만들었으며 ‘1박2일’도 김C, 은지원 등을 스타로 키워냈다. ‘우리 결혼했어요’는 신애와 알렉스, 크라운제이, 서인영, 황보, 김현중, 앤디, 솔비 등 가상 신혼부부로 등장한 전 출연진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KBS 2TV ‘비타민’ 남자 MC였던 강병규는 단장을 맡았던 베이징올림픽 연예인 응원단의 국고 낭비 논란에 이어 프로그램 하차, 도박혐의 검찰 소환 등 악재가 연이으면서 새로 부각된 스타들과 명암이 엇갈렸다.
또 방송 3사의 공개코미디프로그램 KBS 2TV ‘개그콘서트’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MBC ‘개그야’는 한동안 시청률 부진에 시달리며 버라이어티프로그램의 인기와 대조를 이뤘다. 하지만 경제위기로 웃을 일이 없어지면서 시청자들이 잠시나마 어려움을 잊고 웃고 싶은 심리가 작용한 탓인지 연말을 맞아 ‘개그콘서트’를 필두로 코미디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아나테이너’로 불리며 활약하던 아나운서들의 입지가 좁아진 것도 올해 일어난 예능프로그램의 변화 중 하나였다. 아나운서들이 출연했던 MBC ‘지피지기’, SBS ‘일요일이 좋다’의 ‘기적의 승부사’ 코너, KBS 2TV ‘해피선데이’의 ‘하이파이브’ 코너도 각각 시청률 부진으로 인해 폐지됐다.
그러나 경제위기로 예능프로그램들도 지난 가을 ‘저비용 고효율’에 초점을 두고 개편을 진행하면서 KBS가 2TV ‘연예가중계’ 남자 MC로 김제동을 하차시키고 한석준 아나운서를, ‘경제 비타민’은 강병규 대신 전현무 아나운서를 각각 앉히는 등 다시 아나운서들을 기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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