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선정성 논란 딛고 해피엔딩...'행복합니다'가 남긴 것

김용운 기자I 2008.09.01 10:52:58
▲ '행복합니다'의 남녀주인공을 맡았던 이훈과 김효진(사진=SBS)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SBS 주말드라마 '행복합니다'가 31일 종영했다. '행복합니다'는 그동안 '전원일기'와 '엄마의 바다', '그대 그리고 나', '쑥부쟁이' 등의 드라마를 써온 김정수 작가와 '사춘기', '왕초', '호텔리어' 등을 연출한 장용우 PD가 손을 잡고 만들어온 드라마다.

지난 2월 첫 출발 당시에는 뜻하지 않게 선정성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극중 박승재(길용우 분)의 아내인 이세영(이휘향 분)과 며느리 하경(최지나 분)이 마사지를 받는 장면에서 상의를 벗은 채 엎드려 마사지를 받는 이휘향의 가슴선이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즉각 "부주의했다""며 사과 했지만 온가족이 보는 주말 시간대 가족드라마에서 선정성 논란은 충분히 타격을 입을만한 일이었다. 그러나 ''행복합니다'는 이후 줄곧 20% 초반의 꾸준한 시청률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고 31일 자체최고시청률인 30.3%(TNS)로 막을 내렸다. 김정수 작가와 장용우 PD가 그동안 작품에서 보여준 따뜻한 인간애와 가족간의 우애가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됐기 때문이다.

'행복합니다'는 마지막 회에서 여러가지 사회적인 메시지를 남기며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안기기도 했다. 우선 대기업 회장이자 극중 여자주인공 박서윤(김효진 분)의 아버지인 박승재(길용우 분)는 자신의 경영권을 아들과 딸에게 넘기지 않고 전문경영인에게 맡겼다. 국내 대기업들의 고질적 문제인 세습경영체제를 비판하는 대목이었다.

또한 여성의 적은 여성이다는 통념을 깬 결말도 주목을 받았다. 하경(최지나 분)과 지숙(채영인 분)은 서로를 인정하고 허심탄회하게 속을 털어놓으며 상욱(이종원 분)과 아들 사랑이에 대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또한 준수의 아버지 철곤(이계인 분)에게 시집을 간 안집사(권기선 분)는 철곤의 장모(김용림 분)에게 어머니처럼 모시겠다며 새로운 모녀관계를 형성한다.

이처럼 '행복합니다'는 극단적인 설정이나 파국으로 치닫는 전개를 거부하고 건강한 상식과 가족애를 지닌 인물들이 서로 단란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시청자들에게 모처첨 사람살이의 정과 소소한 감동을 느끼게 했다.

드라마가 종영된 뒤 프로그램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사랑과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드라마였다'는 호평이 줄을 이었으며 유종의 미를 거둬서 만족스럽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행복합니다'의 한 제작 관계자는 "원래 극중에서 강석(하석진 분)과 사랑이 이뤄지지 못한 애다(이은성 분)가 자살한다는 설정이 있기도 했지만 너무 극적인 설정이라 강석이 경기장에서 쓰러져 삶을 마감하는 설정으로 바꿨다"며 "시청률보다는 시청자들에게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 주는데 작가가 신경을 많이 썼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행복합니다'는 방송가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 쪽대본에서 자유로웠기 때문에 연기자들이 시간을 가지고 연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며 "종방 때까지 촬영하는 여타의 드라마와 달리 종방 일주일을 남기고 이미 배우와 스태프들간에 종방연을 할 정도로 여유롭게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행복합니다'의 후속으로는 오는 6일부터 윤소이 김승수 이진욱이 주연으로 출연하는 '유리의 성'이 방영된다. 유리의 성은 재벌가에 시집갔던 아나운서 정민주가 진정한 사랑과 자아를 찾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지난해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을 연출해 호평을 받았던 조남국 PD와 '하늘만큼 땅만큼', '슬픔이여 안녕'의 대본을 쓴 최현경 작가가 손을 잡았다.

▶ 관련기사 ◀
☞'행복합니다' 자체최고기록, 시청자 호평 속 '해피엔딩'
☞'7월의 신부' 최지나, 결혼 전 웨딩드레스 사진 공개...'행복합니다'
☞'행복합니다' 후속 '유리의 성' 확정...윤소이 아나운서 변신, 안방 공략
☞'조강지처클럽', '행복합니다' 거침없이 하이킥...SBS 주말 평정
☞'이휘향 가슴 노출 논란'...'행복합니다’ 제작진 “과다노출 인정" 잘못 시인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