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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가 13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세인트 조지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PGA 투어 RBC 캐나다 오픈(총상금 870만 달러)에서 최종 합계 19언더파 261타로 정상에 오른 뒤 이렇게 말했다.
마지막 날 버디 10개를 몰아치고 보기 2개를 범해 8언더파 62타를 작성한 매킬로이가 우승 후 현지 중계 방송사 CBS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언급한 ‘다른 누군가’는 그레그 노먼(호주)이다. 노먼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자금을 지원받은 리브(LIV) 골프를 주도한다. 매킬로이는 리브 골프 시리즈를 반대하는 데 가장 목소리를 높인 PGA 투어 선수 중 한 명이다. 이를 두고 노먼은 “매킬로이가 PGA 투어에서 ‘세뇌’를 당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우승은 매킬로이가 지난해 10월 더 CJ컵에서 우승한 뒤 8개월 만에 거둔 시즌 2승이자 PGA 투어 통산 21승이다. 노먼이 기록한 투어 통산 20승보다 1승을 더 기록했다.
매킬로이는 “나는 바다 건너편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추가적인 동기부여를 가지고 있었다”며 “리브 골프를 이끄는 그가 PGA 투어에서 나와 같은 20승을 올려서 그를 앞서고 싶었다. 그 일을 해내서 기분이 좋았고 약간의 자부심도 생겼다”고 밝혔다.
리브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 개막전은 캐나다 오픈과 같은 주인 지난 9일 영국 런던 인근에서 막을 올렸다. 54홀, 노 컷, 샷 건 방식을 특징으로 하는 이 대회는 총상금 2500만 달러(약 321억원)가 걸렸고, 우승자인 샬 슈워츨(남아공)이 개인전과 단체전 우승 상금으로 475만 달러(약 61억원)를 가져가는 등 숱한 화제를 낳았다.
반면 경기력 면에서는 단연 캐나다 오픈이 리브 골프 시리즈를 압도했다. 더스틴 존슨, 필 미켈슨(이상 미국) 등이 있긴 했지만 주로 나이가 많은 ‘올드 보이’, DP월드투어와 아시안투어에서 뛰는 무명, 아마추어들까지 참가한 리브 골프와 달리 PGA 투어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수준 높은 경기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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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마지막 2개 홀에서 매킬로이가 연속 버디를 잡고 토머스는 연속 보기를 범해 승부가 갈렸다. 매킬로이는 17번홀(파4)에서 웨지로 두 번째 샷을 핀 70cm 거리에 붙여 버디를 잡아냈고, 토머스는 티 샷을 오른쪽 러프에 빠트려 보기를 적어냈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는 매킬로이가 1.3m 버디를 낚은 반면 토머스는 두 번째 샷을 그린 왼쪽 벙커로 보내 또 한 번 보기를 범했다.
매킬로이는 2019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뒤 3년에 걸려 타이틀 방어에도 성공했다. 지난 2년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대회가 개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슈워츨의 우승 상금인 475만 달러의 ⅓에 불과한 156만6000 달러(약 20억1000만원)를 받은 매킬로이는 상금에는 개의치 않았다. 그는 “PGA 투어에서 우승하는 것이 점점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며 투어 선수들의 경기력을 강조했다.
매킬로이는 “오늘 함께 경기한 두 선수를 보라. 나는 선두로 출발했는데 우승하기 위해 8언더파를 쳐야 했다”며 “PGA 투어 선수들의 재능의 깊이가 정말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토머스, 피나우 같은 훌륭한 선수들에 맞서 정상에 오른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피나우는 18번홀에서 13m 버디 퍼트에 성공해 그린 주변에 모인 수천 명의 갤러리를 열광시켰다. 그는 최종 합계 17언더파 263타로 준우승을 차지했고, 토머스는 15언더파 265타로 3위를 기록했다. 저스틴 로즈(잉글랜드)가 10언더파 60타를 몰아쳐 공동 4위(14언더파 266타)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선수로는 노승열(31)이 공동 35위(3언더파 277타)를 기록했다.
이제 매킬로이는 오는 17일부터 미국 매사추세츠주 브루클린에서 개막하는 US 오픈을 정조준한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존슨, 미켈슨 등 리브 골프 선수들의 출전을 허용해 PGA 투어와의 자존심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매킬로이는 “US 오픈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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