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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방송계 관계자에 따르면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멤버 6인은 김태호 PD와 함께 프로그램을 떠나는 방향으로 마음을 정했다. 기존 멤버와 새 제작진이 시즌2를 꾸려나가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유재석을 중심으로 멤버들은 전원 하차로 가닥을 잡았다.
다음을 준비하는 새 제작진의 마음은 무겁다. 현 체제의 ‘무한도전’ 종영일은 이달 31일로 확정됐지만, 그 이후에 대해선 밑그림도 그리지 못했다. 기존 멤버들이 전원 하차를 결정하면서 출연진부터 다시 구성해야 한다. 첫 방송까지 여유 기간을 준다 해도 섭외, 기획, 촬영, 편집까지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여기에 ‘무한도전’이란 이름값, 시청자의 기대치 등이 주는 부담감이 상당하다.
문제는 시청자에겐 이 모든 것이 너무 갑작스럽다는 것이다. 현재 종영까지 3주 남짓. ‘무한도전’과 헤어짐을 시청자가 받아들이기에 넉넉하지 않은 시간이다. 김태호 PD의 연출 하차 가능성은 지난 2월 초 처음 알려졌다. MBC는 “김태호 PD는 크리에이터로 함께 한다”며 안심시켰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방영한 ‘토토가3-H.O.T.’의 열기는 이조차 잊게 만들었다. 때문에 “알고보니 현 ‘무한도전’이 종영까지 4회 남았다”는 사실은 시청자에게 충격이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종영 특집 등 안녕을 고할 시간이 주어졌다면 달랐을지 모른다.
예능은 드라마와 달리 끝이 정해져 있지 않다. 아름다운 이별은 극히 일부다. 그것도 시즌제 예능에 국한됐다. 대부분 시청자의 관심에서 멀어지면서 씁쓸히 퇴장한다. 대한민국 방송사에 한 획을 그은 ‘무한도전’이다. 그동안 MBC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지금은 우왕좌왕하는 모습으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현 체제의 ‘무한도전’은 종영까지 4회가 남았다. 이 시간들이 역사로 남을 ‘무한도전’에 대한 평가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현 ‘무한도전’에 어울리는 마침표. 적어도 ‘무한도전’은 ‘예능의 비극’에서 예외가 될 충분한 자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