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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민 "우린 그냥 비정규직"…연기자 연봉 현실은?

김은구 기자I 2013.06.19 07:30:00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 하차가 결정된 뒤 트위터에 “우린 그냥 비정규직”이라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끈 우승민.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우린 그냥 비정규직.”

올라이즈밴드 우승민이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 하차가 결정된 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우승민은 “‘무릎팍’ 많이 사랑해주세요 팍팍”이라고 덧붙여 ‘무릎팍도사’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지만 하차에 따른 씁쓸함이 느껴졌다는 반응이 많았다. 고용과 관련해 2013년 한국 사회의 화두 중 하나인 ‘비정규직’이라는 단어 때문이다.

‘비정규직’은 고용불안의 상징적인 단어다. 연예인은 우승민의 말처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비정규직이다.

미니시리즈 주인공들의 회당 출연료는 2000만원을 호가하는 경우가 많다. 회당 2000만원에 20부작 미니시리즈에 전회 출연할 경우 출연료는 4억원이다. 야외, 야간 촬영 수당은 별도다. 20부작 미니시리즈가 첫회부터 최종회까지 방송되는 데 걸리는 기간은 10주다. 방송에 앞서 촬영을 시작하지만 현대물의 경우 길어야 4개월이면 모든 촬영이 끝이 난다. 일부 남자 연기자는 회당 출연료로 1억원을 제시하기도 한다.

스타급 연예인은 소수에 불과하다. 많은 사람이 연예인을 동경하지만 그 대상은 대부분 ‘스타급’에 국한된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막대한 부를 누리는 연예인들로 자신이 원하는 작품에 1년에 한두 편에만 출연하면 호의호식할 수 있는 업계의 ‘슈퍼 갑’이다. 대부분은 저임금과 불규칙한 출연기회 등으로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KBS1 사극 ‘대조영’. 얼굴이 알려진 주요 배역의 배우 몇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출연자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소득 수준이 낮은 게 현실이다.(사진=KBS)
한국방송연기자노조(이하 한연노)에 따르면 조합원들의 2012년 방송 출연료 소득은 70.5%가 1020만원 이하였다. 2012년 법정최저임금은 시간당 4580원이었다. 1개월 법정 소정근로시간은 209시간으로 이를 연봉으로 환산하면 1150만원 정도다. 한연노 조합원 4531명 중 3195명이 지난해 본업인 연기로 벌어들인 소득은 그 수준에 못 미쳤다. 연소득 1020만원 초과 2000만원 이하의 조합원은 8.9%(403명)였다.

송창곤 한연노 사무차장은 “저소득 연기자는 조연보다 작은 역할을 맡는데, 30분 분량의 일일드라마 회당 출연료는 최저 10만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그나마도 출연기회가 자주 생기는 것도 아니고 장기간 매회 출연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송 사무차장은 이어 “영화와 CF 출연으로 소득이 높아질 수도 있지만 드라마에서 역할 비중이 작고 얼굴도 많이 알리지 못한 연기자들이 그런 기회를 잡기는 여간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연소득이 1억원을 넘는, 고소득자로 분류할 수 있는 연기자는 321명으로 7.1%에 불과했다. 많은 청소년이 꿈꾸는 직업 중 하나가 연예인이지만 고소득의 스타가 되는 것은 ‘로또’에 당첨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부익부 빈익빈, 소득 양극화, 생계 불안 등 대다수 연기자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되고 있다. 연기자 등 예술인에게 산재보험 등 기본적인 보장을 위한 예술인복지법이 지난해 11월 발효되는 등 각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송창곤 사무차장은 “연예인이 하나의 직업군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안정성이 보장돼야 한다”며 “시청률에 대한 당장 기대감만으로 특정한 몇 명에게 캐스팅이 편중되는 현상이 개선돼야 한다. 다양한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산업적으로 엔터테인먼트가 롱런하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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