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우의 1S1B]류현진의 '진화'가 한국 야구에 던진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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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우 기자I 2013.06.02 10:54:14
류현진.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LA 몬스터’ 류현진은 요즘 ‘달라졌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사람이 아니라 그의 야구가 그렇다.

류현진은 지난 등판서 완봉승을 따내며 9회까지 최고 153km의 강속구를 던졌다. 단지 완봉을 앞두고 없던 힘을 끌어 쓴 것이 아니다. 경기 내내, 시종 일관, 그는 최고의 공을 던지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던 시절, 류현진은 ‘허허실실투’로 이름 높았다. 조금 만만한 타자에게는 쉽게 쉽게 승부를 걸다가도 중심 타선이나 꼭 잡아야 하는 타자에게는 가진 힘을 다 쓰는 투구를 했다.

하지만 최근 류현진에게 그런 여유는 사라졌다. 1번 부터 9번까지 모든 타자들에게 자신의 가장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 한 타자를 상대로 직구와 변화구를 절묘하게 배합하는 ‘빠르기 조절’은 하고 있지만, “메이저리그에선 완급 조절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유다.

스타일만 달라진 것이 아니다. 우선 커브와 슬라이더를 메이저리그에서 쓸 수 있을 만큼의 공으로 만들었다. 불과 몇달 새 만들어 낸 변화다.

장기인 체인지업을 던지는 방식에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정준 SBSESPN 해설위원은 “팔 스윙을 구종에 따라 다소 다른 각도로 던진다. 직구는 원래 갖고 있는 좋은 각도로 제일 위에서 내려 꽂듯이 던지지만 체인지업은 약간 쓰리쿼터 형식으로 내려서 던지고 있다. 상황에 따라 스스로 변화를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메이저리그서도 ‘최고’라는 평가를 받은 구종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여기서 또 한번 진화하고 있다.

B를 받던 학생이 A를 받는 것은 오히려 쉽다. 정말 어려운 것은 원래 A였던 것을 A+로 바꾸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적, 바로 자신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남들은 잘 보이지도 않는 틈 까지 줄이는 노력을 해야 진짜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걸 메이저리그에 우뚝 선 류현진이 온 몸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류현진의 선전은 한국 야구에 큰 선물이 되고 있다. 한국에서 최고는 메이저리그서도 통한다는 걸 그가 증명했다. 한국 야구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물론이며, 앞으로 더 큰 무대를 도전하려는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 딱 그만큼의 상태로는 곤란하다. 현재 최고의 자리에 있지만 더 완벽에 가까워지려는 노력이 더해지지 않는다면 결코 류현진의 뒤를 성공적으로 따라가기 어렵게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메이저리그를 노려볼 만하다고 평가받는 선수 중 누구도 류현진 만큼 꾸준하게 자기 자리를 지켜낸 선수는 없다. 최고의 상태일 때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친다면 우열을 가릴 수 없는 투수들은 제법 있을지 모르지만 그 처럼 한결같은 결실을 만든 선수는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보다 높은 꿈을 꾸기 위해선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단순한 ‘노력’ 그 이상의 땀이 필요한 시점이다.

더 큰 무대에 도전할 생각이 없는 선수도 마찬가지다. 지금 한국의 A급 선수들에겐 ‘류현진’이라는 거물이 이끌고 있는 메이저리그와 싸워 이겨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져 있다. 한국 프로야구가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한 컨탠츠라는 걸 팬들에게 더 확실하게 증명해야 한다.

지금 프로야구의 인기는 지난해의 그것과 또 다르다. 아직 한국 프로야구는 외풍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그리 탄탄한 기반을 쌓지 못했다.

지금까지 해 오던 것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 최고 선수들의 지금 위치에 만족하고 있다면 그건 바로 퇴보를 의미한다. 류현진은 더 나아지기 위해 완벽하다던 체인지업까지 바꾸고 있지 않은가.

상대는 만족을 포기하고 더 험난한 곳을 자신을 몰아가며 더 강해지고 있다. 이제 공은 한국 프로야구로 넘어왔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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