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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전력적인 부분에서 이뤄진 트레이드라고 보기 어렵다. 장성호는 한화 이적 후 성적이 하향세인 것 만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타선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캐리어를 지닌 선수다. 류현진이 빠져나가며 가뜩이나 전력에 큰 구멍이 생긴 한화 입장에선 더욱 중요한 선수라 할 수 있다.
물론 송창현의 가능성도 매우 높게 점쳐지고 있다.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는 언제나 매력적이라는 점에서 그의 강속구는 꽤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한화가 일단 김응룡 감독 재임 기간인 2년 내에 뭔가 승부를 내야 한다는 측면에서 봤을 때 이번 트레이드는 보이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트레이드 발표 후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최근 김응룡 감독이 힘주어 말했던 메시지였다. 김 감독은 서산 마무리캠프 중 “일부 고참 선수들은 지금 대전에서 따로 훈련중이다. 지금은 그저 지켜보고만 있다”는 말을 자주 했다. “이름값 없이 모두 출발선에 서 있다. 판을 완전히 새로 짜겠다”고도 했었고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누굴 데려가는지 지켜보라”는 엄포도 이어졌다.
종합해 보면 팀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고참급 선수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참 선수들이 대전에서 훈련한 건 시즌 내내 경기를 뛰며 당한 크고 작은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서다. 고참급 주전 선수들이 재활과 함께 체력 훈련으로 마무리 캠프를 대신하는 것은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한화의 서산 캠프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강도 높은 훈련이 진행중이다. 반대로 날은 매우 춥다. 재활 선수들이 준비하기엔 좋은 환경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김 감독의 최근 어록을 살펴보면 이와는 다소 다른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팀이 위기에 놓인 만큼 고참들이 앞장서서 솔선수범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김 감독이 장성호 트레이드 외에도 주축 선수를 매물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라고 볼 수 있다.
김 감독은 장성호 트레이드를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이 현재 그리고 있는 비전의 일단을 보여준 셈이다. 과연 김 감독의 카리스마가 앞으로의 한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