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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따뜻했지만 새롭지는 않았다. 톱스타와 평범한 우체국 직원간의 사랑, 극 중 한지수(김아중 분)와 구동백(황정민 분)의 순수 로맨스는 '막장 코드'를 버린 '청정 드라마'로서 의미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드라마는 저만의 '맛'을 가져가지는 못했다.
KBS 2TV '그저 바라보다가'(이하 그바보)가 18일 16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최종회 시청률은 14.4%. 10%대 초반의 평균 시청률보다는 높은 수치이지만 전날인 17일 방송이 기록한 15.0%보다 소폭 하락한 수치다. 또 김아중과 황정민이란 톱스타의 출연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은 것을 생각해보면 이같은 시청률은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뜻한 드라마라는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서 '그바보'가 힘을 쓰지 못했던 이유는 참신한 스토리의 부재 탓이 크다. 톱스타와 일반인과의 우여곡절 연예 스토리 그리고 진실한 사랑 찾기는 '노팅힐' 등 로맨스 영화 혹은 '스타의 연인' 같은 드라마의 오래된 소재였다. 하지만 '그바보'는 이 진부한 소재를 섬세하게 그려나가는 '세밀함'을 찾아보기도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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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그바보'가 이 진부한 소재를 캐릭터의 신선함 등 새로움으로 버무린 것도 아니었다. 황정민은 드라마서 구동백이란 '천연기념물감' 순수 청년으로 열연했지만 '너는 내 운명'의 김석중의 그림자는 여전했다. 김아중은 영화 '미녀는 괴로워'이후 한지수를 통해 다양한 감정의 층을 선보이려 했으나 드라마 내용상 연기변신이란 새 옷을 입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황정민 등 출연 배우들과 제작진은 초반 시청률 부진에도 불고 닳고 닳은 세상 속에 '그바보'가 가진 '순수의 힘'을 높이 샀다. 하지만 '그바보'는 결국 '순수한 평범'보다는 '개성과 재미'를 중요시하는 시청자들에게는 의미만 전하고 사라진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