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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N)[취재수첩]'신현모양처', 시청률 눈치 싸움 희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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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구 기자I 2007.05.07 12:18:25
▲ MBC '신 현모양처'의 여자 주인공 강성연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시청률 경쟁을 의식한 방송사 간의 눈치싸움에 애꿎은 드라마 한 편이 ‘땜빵용’ 희생양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히트’ 후속으로 28일부터 방송될 MBC 새 월화드라마 ‘신 현모양처’(극본 윤영미/연출 이재원)는 원래 16부작으로 기획됐다. 

그런데 배용준, 문소리가 주연을 맡은 제작비 430억원의 블록버스터 사극 ‘태왕사신기’의 첫 방송이 6월25일로 확정되면서 졸지에 8부작으로 줄어들었다. 말 그대로 반토막이 났다.

‘태왕사신기’는 이미 올 초부터 5월 방영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방송가에 돌았다. 그리고 연기의 대안으로 ‘신 현모양처’가 거론됐다. 하지만 MBC 드라마국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신 현모양처’는 결코 편성 공백을 채우는 드라마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드라마국 고위 관계자들은 ‘신 현모양처’를 “2006년 1월 주인공의 교통사고로 방송이 중단된 ‘늑대’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보험용 드라마다”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호언장담이 무색하게 이달 28일로 방영이 예정됐던 ‘태왕사신기’는 결국 한달 가까이 방영이 연기됐다. 그리고 ‘히트’의 종영 이후 6월 말까지 빈 시간은 ‘신 현모양처’가 채우게 됐다. 

방송가에서는  ‘태왕사신기’의 방송 연기가  MBC로서도 현실적으로 결코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한 ‘태왕사신기’가 현재 월화 드라마 시청률 1위를 달리는 SBS ‘내 남자의 여자’와 맞붙는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내 남자의 여자’는 김수현-김희애 콤비의 활약에 힘입어 TNS미디어코리아 조사에서 1일 방송분이 22.2%의 시청률을 기록, 당초 선전이 기대됐던 고현정 주연의 MBC ‘히트’를 10%포인트 가까이 따돌리며 독주하고 있다. ‘내 남자의 여자’는 24부작으로 기획돼 6월19일 종영한다.  ‘태왕사신기’가 당초 예정대로 이달 28일 방송을 시작했다면 방영 기간으로는 4주, 8회 분이 맞붙는다.
 
‘태왕사신기’는 배용준 문소리 최민수 등 톱스타들의 캐스팅에 거액의 제작비가 투입된 화제작이다. 그만큼 기대치도 높다. 그런데 한창 인기 절정을 누리는 타사 드라마와 맞붙어 방송을 시작했다가 만약 초반 시청률이 기대만큼 나오지 못하면 여간 낭패가 아니다.
 
결국 빠듯한 제작기간도 벌고, 부담스런 상대도 피해가는 편성의 묘를 발휘하는 과정에서 ‘버리는 카드’가 필요했다. ‘신 현모양처’가 그 역할을 맡은 셈이 됐다. 

 ‘신 현모양처’는 지난 해 KBS 1TV ‘서울 1945’에서 건재를 과시한 김호진, 영화 ‘왕의 남자’ ‘수’ 등에서 열연한 강성연, 2년여 만에 지상파 드라마에 복귀하는 김남진 등 ‘땜빵용’으로 전락하기 아까운 출연진을 갖췄다.

화제작과 대작에 밀려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 어찌보면 이것이 냉정한 시청률 경쟁의 현실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반토막 된 방영 편수를 다시 늘릴 수는 없겠지만 이런 처지에서 ‘신 현모양처’ 팀이 멋진 선전을 펼쳐 자신들을 희생양으로 삼은 사람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기를 한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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