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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지는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 동안 더 단단해졌고 많이 성장했다. 덕분에 이렇게 한번에 KLPGA 투어 풀 시드를 따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2006년생으로 올해 만 19세인 조혜지는 175cm의 큰 키를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아이언 샷이 강점이다. 평균 드라이브 샷 비거리는 250야드. 그는 지난 7월 메디힐 KLPGA 회장배 여자아마골프선수권대회 청소년부에서 준우승하며 잠재력을 드러냈다.
해당 대회에서 획득한 KLPGA 준회원 실기평가 면제 특전을 통해 8월 KLPGA 준회원이 됐고, 곧바로 참가한 점프투어에서 단독 3위, 공동 2위, 공동 6위를 기록한 데 이어 4번째 대회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을 15위로 통과해 초고속으로 정규투어 입성에 성공했다.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 상비군을 모두 놓쳐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지 못했던 조혜지는 지난 7월 정지호 코치를 만난 걸 터닝 포인트로 꼽았다. 정지호는 2007년 KPGA 투어에 데뷔해 2021년까지 15년 동안 1부투어에서 활동한 선수다. 정규투어 최고 성적은 2008년 메리츠 솔모로 오픈과 2018년 골프존·DYB교육 투어챔피언십 준우승이다. 정지호는 지난해 은퇴한 뒤 레슨 코치를 시작했고, 조혜지도 지도하고 있다.
조혜지는 “정지호 코치님을 만나 드로에서 페이드 구질로 바꿨다. 처음으로 오른쪽으로 휘는 페이드 구질을 쳐봤는데 저랑 정말 잘 맞았다. 제가 페이드 구질이 잘 맞을지 몰랐는데 코치님이 이를 찾아주신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지호 코치가 기술·심리 등 모든 면에서 많은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조혜지는 “이전까지는 백스윙을 올릴 때 손으로만 드는 경향이 많았다. 코치님의 조언으로 몸 회전에 집중하면서 골프가 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치님이 자신을 믿으라는 말을 강조하신다. 저를 믿게 된 게 가장 큰 수확이다.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며 “그동안 제 골프가 물음표였다면 지금은 느낌표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수능’과도 같은 시드전에 대해서는 “너무나 떨렸지만 어떻게 하면 될지 확신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조혜지는 “페이드를 치다 보니 핀보다 얼마나 왼쪽을 봐야 하는지, 에이밍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도 확신이 있었다. 또 변수가 많은 만큼 타수를 잃는 라운드는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날에도 끝까지 버텨 언더파로 끝냈다”고 밝혔다.
그는 “아마추어 때는 마음처럼 골프가 잘 되지 않았지만 저의 능력치에 대해서는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아마추어 때 풀리지 않은 게 지금 보답받은 느낌”이라며 기뻐했다.
이달 말 베트남으로 전지훈련을 떠나 8주 동안 훈련에 매진할 계획이라는 조혜지는 “루키 시즌 목표는 신인상과 우승”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그는 “아마추어 때와 비교해 환경이 바뀌긴 했지만 아마추어 때 제 자신과 프로가 된 제 자신은 바뀌지 않았다. 아마추어 때처럼 목표는 매 대회 우승”이라고 밝혔다.
해외에서 두 달이나 진행하는 전지훈련도 기대된다고 했다. “해야 할 게 명확하다 보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에요. 내년 루키 시즌에는 신인답게 당차고 재밌게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