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2’로 MZ세대를 사로잡은 주인공, 배우 김민호가 드러낸 자신감이다.
김민호는 최근 드라마 ‘신병2’의 종영 후 서울 강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12일 막을 내린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2’는 일병으로 진급한 ‘군수저’ 주인공 박민석(김민호 분) 앞에 화생방보다 독한 중대장 오승윤(김지석 분)이 부임하면서 펼쳐지는 파란만장한 생활관 라이프를 그린 작품. ‘신병2’는 화제를 모은 장삐쭈의 유튜브 애니메이션 ‘신병’을 리메이크한 드라마 ‘신병’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다. 지난해 시즌1을 선보인 ‘신병’은 김민호를 주인공으로 남태우, 이충구, 장성범, 이정현, 전승훈, 강효승, 조진세 등 연기력으로 똘똘 뭉친 새로운 얼굴들을 캐스팅해 화제를 모았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인기 배우는 없었다. 그럼에도 내공 깊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실제 군 생활을 고증한 듯 현실감과 위트 넘치는 에피소드들이 매화 화제를 모으며 순식간에 MZ세대들을 사로잡는 킬러 콘텐츠로 우뚝 섰다. 김민호는 아버지가 사단장인 ‘군수저’이지만, 어리바리한 성격으로 이 엄청난 혜택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주인공 ‘박민석’ 역으로 활약을 펼쳤다. 시즌1에선 답답하고 눈치없는 이등병으로, 시즌2에선 후임이 생긴 일병 ‘박민석’으로 어리바리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코믹한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사실 김민호는 고등학생 때부터 단역으로 연기를 시작해 영화 ‘스윙키즈’, ‘카운트’, 드라마 ‘지리산’ 등에서 짧지만 강렬한 신스틸러로 존재감을 입증해왔다. 이미 업계에선 끼와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로 잘 알려져 있지만, 대중적으로 주인공으로서 큰 존재감을 각인시킨 건 ‘신병’ 시리즈가 처음.
김민호는 “흥행은 전혀 예상 못했다. 걱정도 기대도 안했다. 앞에 주어진 것만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었다. 그저 최선만 다했다”면서도, “그래도 시즌1 때까지 소심했던 배우 친구들이 시즌2부터는 다들 감을 잡아 드라마가 더 재밌어진 거 같다”고 흥행 소감을 전했다.
‘신병’은 비슷한 시기 군대 문제를 소재로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D.P.’와 함께 대중 앞에 등장했다. 이 때문에 비교와 흥행에 대한 우려도 많이 받았지만, ‘D.P.’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팬덤을 양산하며 온라인상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김민호는 “사실 시즌1 때 잘되고 나서 좀 통쾌했다. 저희는 저희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플랫폼이니 투자니 이런 생태계를 잘은 모르지만 분위기를 느끼고 있었다. 한마디로 잘 안 될 거 같은 느낌있지 않나”라며 “윗분들이 저희가 누구냐고 엄청 물어보시진 않을까, 그런 분위기를 알아서 죄송한게 있었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기가 죽어있었다. 그런 상황에 잘 되고 나니 통쾌했던 건 있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이어 “처음 저희 드라마에 발을 담그려다 뺀 회사들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 그 분들이 지금은 저희를 택하지 않아 후회하고 있다고 알음알음 듣기도 한다”고 귀띔해 눈길을 끌었다.
‘신병2’의 결말도 내내 화제였다. 지난 12일 종영한 ‘신병2’ 마지막회에선 박민석이 소속된 분대에 모두를 놀래킨 미스터리한 신병이 입소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신병의 얼굴과 이름이 제대로 등장하지 않아 그의 정체를 둘러싼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오는 상황.
김민호는 “‘신병2’ 결말이 나온 뒤 주변에서 엄청나게 연락을 받았다. 핸드폰 진동이 쉴새없이 울리더라”며 “다들 그 신병이 누구냐고 묻는데 저희도 자세히 모른다. 모르는 상태로 연기해서 저희로서도 어떻게 표정연기를 해야 할지 난감했다. 감독님이 일부러 신병의 정체가 더 모호해질 수 있게 배우별로 표정 연기 디렉팅을 다 다르게 주시기도 했다”고 전했다.
시즌1이 각 인물 설명과 소개에 초점을 맞췄다면, 시즌2는 고증에 더 큰 심혈을 기울였다고. 김민호는 “시즌2는 야외신이 특히 많았다. 그래서 실제 군대생활했던 시절 기억이 더 많이 났다. 군장 소품도 리얼함을 구현하기 위해 실제 군장 무게에 가깝게 맞췄다. 연기할 땐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는데 결과물을 보니 만족스럽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청자도 원하고 우리 배우들도 원한다. 모든 걸 다 쏟아부었지만 아직까지 보여줄 게 좀 더 남은 느낌이 있기 때문”이라며 “만약 시즌3가 만들어진다면 캐릭터들이 군대에 없었을 때의 이야기도 다뤄주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또 훈련병 시절이나, 생활관 멤버들이 다 같이 외출을 받아 놀러가는 에피소드도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아이디어도 덧붙였다.
‘신병2’는 ‘1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속설을 깨고 시즌1보다 더 큰 호응을 불러일으킨 작품이기도 하다. 김민호는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며 “사실 시즌1 촬영 전 배우들과 연습할 때만 해도 원작이 워낙 유명하고 인기가 많은 작품이라 아무리 우리가 잘해도 욕을 먹을 것이란 이야기를 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원작을 뛰어넘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저 욕을 덜 먹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임했다”며 “시즌2에선 시즌1이 사랑받았으니 부담이 덜할 줄 알았는데 기대치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이 오히려 더 크더라.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천만 다행”이라고 겸손을 드러냈다.
주변의 생생한 반응도 전했다. 김민호는 “군대 후임 선임 동기들에게 연락 많이 왔다. 시즌1 끝났을 땐 대대장님 연락도 받았다. ‘시즌1 재밌게 봤다, 신병 재밌게 봤다’고 하시더라”며 “몇 주 전엔 2박 3일 예비군을 다녀왔는데 거기서 군대 선임, 후임, 동기들을 다 만났다. 맞선임을 만나 너무 반가워 5분을 끌어안은 기억이다”라고 전했다.
또 “은근히 절 알아보시는 분들도 많아졌다”며 “나중에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제 눈두덩이 눈매나 이마가 특이하게 생겼다고 하더라. 그래서 알아봐주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민호는 ‘신병2’ 흥행의 기쁨을 만끽할 겨를 없이 차기작 촬영으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조병규, 이열음 씨와 함께 드라마 ‘낙원’을 촬영 중”이라며 “민석이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라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신병’은 제게 이제야 제대로 시작하는 느낌을 가져다 준 작품”이라며 “그동안 ‘신병’을 하려고 이 모든 것들을 해왔던 것 같은 느낌이다. 인생 역할이고 인생 작품”이라고 ‘신병’ 시리즈를 향한 고마움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