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 코로나19·부상 등으로 무산된 ML 진출..."또 기회 있을 것"

이석무 기자I 2021.01.10 11:39:24
메이저리그 진출이 무산된 NC다이노스 나성범.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호타준족’ 나성범(32)이 끝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이루지 못했다.

나성범은 포스팅 협상 마감 시간인 10일 오전 7시(한국시간)까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어느 구단과도 입단 계약을 맺지 못했다.

MLB 네트워크의 존 헤이먼 기자도 자신의 SNS에 “한국의 강타자 나성범이 메이저리그에서 원하는 제안을 받지 못해 NC다이노스로 복귀하게 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NC의 정규리그·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일등공신인 나성범은 시즌 뒤 포스팅시스템을 거쳐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했다. ‘슈퍼에이전트’라 불리는 스콧 보라스와 손을 잡고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마감시한까지 기대했던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나성범이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선택을 받지 못한 배경은 여러가지로 꼽을 수 있다. 일단 부상 전력이 계약 불발 원인의 1순위로 꼽힌다. 나성범은 2019년 경기 중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과 연골판 부분 파열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고 그 해 시즌을 일찍 마감했다. 이후 뼈를 깎는 재활을 거쳐 올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구단은 나성범이 타격 능력은 여전하지만 부상 이전에 보여줬던 기동력과 외야 수비 능력은 회복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나성범은 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포지션을 중견수에서 우익수로 옮겼다. 또한 부상 우려 때문에 도루도 최대한 자제했다. 2015년 23개까지 기록했던 도루는 올해 올해 풀시즌을 뛰고도 3개로 줄었다.

미국 야구기록전문매체인 ‘팬그래프닷컴’은 “부상으로 나성범을 ‘5툴 선수’로 생각하기는 어렵다”며 “그는 중견수에서 우익수로 자리를 옮겼고, 빠른 발과 강한 어깨로 역할을 잘 수행했지만 부상 이전과 똑같지는 않았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코로나19로 재정에 큰 타격을 입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거액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도 나성범 계약 무산에 한몫했다. 현재 메이저리그는 코로나19로 지난해 단축 시즌을 진행했고 올해도 무관중 경기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각 구단은 예산을 줄이기 위해 확실히 검증된 대어급 선수가 아니라면 큰 규모의 장기계약을 꺼리고 있다.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로 인정받는 스가노 도모유키(32·요미우리 자이언츠)도 나성범과 마찬가지로 포스팅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다. 하지만 원하는 수준의 제의를 받지 못하자 뜻을 접고 원 소속팀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복귀했다.

스가노는 요미우리 구단을 통해 “코로나19 영향이 심화하는 상황이다”며 “메이저리그의 동향을 살펴본 결과 올 시즌에도 요미우리에서 뛰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MLB 트레이드 루머스’는 “나성범이 예상보다 더 심각한 재정적 상황을 마주했다”고 전했다.

30대에 접어든 나성범의 나이도 걸림돌이 됐다. 김하성의 경우 1995년생으로 아직 만 25살이다. 1~2년 정도 적응기를 거치더라도 충분히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 반면 1989년생으로 만 30살인 나성범은 메이저리그 구단들 입장에서 불확실성이 크다. 시장 상황이 좋다면 구단들이 과감히 베팅을 해볼 수도 있지만 현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다.

나성범은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보라스 스포츠 트레이닝 인스티튜트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 중이다. 그는 NC에 잔류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하고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나성범은 NC 구단을 통해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큰 미련은 없다”며 “또 다른 기회가 또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도전할 수 있게 도와준 구단과 같이 기다려주고 응원해주신 팬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제 NC의 우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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