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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돌아온 김태희의 선택은 모성애였다. 사고로 가족의 곁을 떠나게 된 아내가 새 인생을 시작한 남편과 딸아이 앞에 다시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하이바이, 마마!’에서 가족 앞에 다시 나타나게 된 차유리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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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된 김태희의 감정은 풍부했다. 딸을 지켜만 봐도 행복한 엄마의 뭉클함부터 미안함, 죄책감, 그리움 등 여러 감정들을 깊고 섬세하게 표현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하이바이, 마마!’는 김태희의 재발견 그 자체였다.
‘하이바이, 마마!’를 명품 연기로 이끌어간 김태희, 그에게 특별한 작품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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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아름다운 동화 같은 한 편의 긴 꿈을 꾸고 난 것 같다. 차유리로 지내는 동안 즐겁고 행복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마치 입관체험을 한 것처럼 삶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가치에 대해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깊이 성찰하고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좋은 드라마로 따뜻하고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서 너무나 뜻깊고 감사한 시간들이었다. 연기가 그리울 때 만난 좋은 작품이라 신나게 연기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
Q. ‘하이바이, 마마’를 촬영하며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나?
모성애와 가족, 남편, 주변 사람들에 대한 사랑에 중점을 뒀다. 그리고 유리의 밝고 단순하고 긍정적인 성격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싶었다. 사전에 감독님, 작가님,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보는 시간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 유리의 톤을 잡았다. 그래서 유리의 감정선만 따라가며 연기했고, 그 흐름이 내가 진짜 유리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대본이 진심으로 느끼며 연기할 수 있도록 나왔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과 대사는?
- 1부 엔딩에서 유리가 사람이 되어 강화가 알아보며 스치는 장면이다. 유리가 마지막으로 서우를 눈에 담고 떠나려는 순간, 강화가 나를 보고 놀라 눈을 떼지 못하는데 늘 내 몸을 통과하던 눈이 내 어깨에서 녹는걸 보고 놀라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 명대사는 너무 많아서 손에 꼽을 수 없는데 에필로그 내레이션중에 “어떤 고난 속에서도 불구하고 아직 내가 무언가를 먹을 수 있고 사랑하는 이를 만질 수 있으며 숨 쉬고 살아있다는 사실, 이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나는 죽고 나서야 알았다”. 앞으로도 내가 힘든 순간이 오면 이 대사를 기억하며 힘을 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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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담으로 평생 울거 다 울었다고 할 정도로 눈물 신이 많았다. 차유리의 감정선을 따라가면서 내가 느끼는 대로 연기할 수 있게 대사와 대본이 잘 받쳐줬고 함께 했던 배우들-김미경 선배님과 이규형 씨, 신동미 선배, 서우진 군 등- 모두 너무나 훌륭해서 감정을 끌어내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Q. 아이를 둔 어머니가 되면서 연기 방식에 변화가 생겼다고 느낀 것이 있나?
- 도움이 됐다는 말로는 부족하고, 만약 내가 아이를 낳아보지 않았다면 연기할 수 없었던 작품이다. 나 개인에게 있어 모성애를 이전에는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2부 엔딩에 서우의 그네를 밀어주다가 서우가 떨어져 손을 살짝 다치고 울먹이는 걸 본 순간, “엄마가 미안해” 라고 소리치며 우는 장면이 있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아프거나 잘못되면 다 내 책임인 것 같고, 아이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라면 모든 걸 희생하고 헌신할 수 있는 엄마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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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은 그냥 너무 슬퍼서 못 보겠다고 늘 얘기했다. 딸들은 아직 드라마를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라 모니터링을 하지 못했다.
Q. 결말이 아쉽다는 반응이 많은데 이에 대한 생각은?
- 드라마 마지막회를 본방 보고 나서 며칠 후 다시 한 번 더 봤다. 귀신일 때부터 사람이 되는 순간을 겪고, 그 후 49일 동안을 사람으로 살며 모든 감정을 다 겪은 후에 유리가 충분히 내릴 수 있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 죽음을 맞았고, 귀신으로서 사랑하는 사람들 곁을 5년간 맴돌며 유리가 깨달은 것들은 정말 많았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나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내 딸, 서우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이미 죽었던 내가 다시 죽음을 선택하는 일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내가 엄마가 되어본 적이 없었다면 이해하기 힘들었을 감정일지도 모르지만 순간순간 살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도 결국은 자식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게 모성애의 위대함이 아닌가 싶다.
Q. 이번 작품은 배우 김태희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았는지?
- 진심은 결국 통한다는 것을 알게 해준 너무나 고마운 작품이다. 또한 아이가 생기고 나서 만난 작품이라 모성애에 대해 공감과 이해가 됐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아프거나 잘못되면 다 내 책임인 것 같고, 아이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라면 모든 걸 희생하고 헌신할 수 있는 엄마의 마음을 알게 된 작품이다.
Q. 앞으로 활동 계획은?
- 당분간은 가족들에게 잠시 맡겼던 집안일과 육아에 집중하면서 개인의 삶을 충실히 그리고 더 성숙하게 살고 싶다. 또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좋은 작품을 빠른 시일 내에 만날 수 있게 기도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