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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병헌이 또 한편의 할리우드 영화 ‘레드: 더 레전드’(이하 ‘레드2’)로 관객과 만난다. 18일 개봉을 앞뒀다. 이병헌은 미국 LA와 우리나라에서 두 번의 시사회를 통해 ‘레드2’를 봤다. 17일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취재진과 인터뷰에 나선 이병헌에게 감상평을 부탁했다. “할리우드 영화에 내가 나온다니 여전히 신기하더라”, “브루스 윌리스, 안소니 홉킨스, 존 말코비치, 캐서린 제타존스, 이 네 명을 한 작품에서 볼 수 있다는 건 할리우드 스태프에게도 낯선 일이라더라” 등 여전히 새롭다는 반응을 내놨다. 이 중에서도 혹독한 과정 끝에 완성된 자신의 ‘몸’에 대한 말에 생각이 멈췄다. “내가 봐도 멋지더라”, “고생한 보람이 있더라” 등의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지만 ‘저게 뭐라고’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하루에 생선 15마리로 식단을 조절하는 생활을 3개월 간 유지했다고 생각하니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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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몸이라는 게 중요하긴 하다. 작가 분이 아무 생각 없이 그런 장면을 만들었을 거라고 믿진 않는다. 그 한 장면이 그 캐릭터를 관객들에게 깊이 심어주는데 역할을 했을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짧은 순간임에도 넣었을 거다. 나도 그런 것에 대한 중요함을 알았기 때문에 몸 관리하는데 소홀할 수가 없었다.”
이병헌은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을 촬영했을 때를 회상했다. ‘나쁜 놈’에 박창이 역을 맡았던 이병헌은 그때도 거칠게 다듬어진 몸매를 드러냈다. ‘보통 싸움꾼이 아니다’라는 걸 몸을 통해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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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멋있다’라고 감탄만 했던 이병헌의 작품 속 몸은 ‘캐릭터 맞춤형’이었던 셈이다. 때문에 이병헌은 늘 트레이너와 함께 캐릭터를 연구하고 상의하며 운동하는 법, 식단을 조절하는 법도 각기 다르게 적용했다. 아쉽게도 ‘레드2’의 한조배는 그런 트레이너가 없어 더욱 외로운 싸움이었다.
“이번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작품에 들어갔기 때문에 날 컨트롤해줄 적임자를 찾을 수가 없었다. 누가 옆에서 ‘오늘은 이만큼, 됐어!’라고 외쳐주면 죽을 듯이 힘들다가도 해방감과 성취감을 느끼며 운동을 끝냈는데, 이번엔 ‘내가 이렇게 하는 게 맞나’, ‘더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너무 힘들었다. 동네체육관에 ‘흑인 동생’이 하나 있었는데 좀 도와달랬더니 바쁘다더라. ‘나 배우야!’라고까지 말했는데, ‘난 가수인데?’라고 하더라. 그 친구는 내가 운동하는 거에 대한 중요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았다, 하하.”
지난해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로 1000만 관객의 신화를 쓴 이병헌은 ‘지.아이.조’ 시리즈와 ‘레드2’로 세 편의 할리우드 작품을 만났다. 내달 10일 배우 이민정과 결혼까지 앞두며 대내외적으로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병헌은 당분간 ‘레드2’ 홍보에 집중하며 ‘예비 신부’에게 결혼 준비를 맡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