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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의 힘..JTBC '무자식상팔자'의 혁명

조우영 기자I 2013.02.04 09:39:01
김수현 작가
[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국민 작가’ 김수현이 집필한 드라마 JTBC ‘무자식상팔자(연출 정을영)가 많은 것을 바꿔 놓고 있다.

4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3일 방송된 ’무자식상팔자‘는 전국 평균 시청률 8.86%를 기록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으로는 이미 두 자릿수 시청률(10.9%)을 넘어섰다. 종합편성채널로서는 ‘엄청난’ 시청률이다.

이날 방송분에서는 격정적인 부부 싸움을 벌이는 호식(이순재 분)과 금실(서우림 분)의 연기가 하이라이트였다. 외간남자에게 눈길을 준다고 질투하던 호식이 급기야 “젊을 때부터 있는 화냥기”는 막말까지 하자 참다 못 한 금실이 폭발하고 말았다. 벌떡 일어나 말없이 가출 짐을 꾸리던 금실은 이를 말리던 호식의 얼굴을 실수로 쳐버리고도 개의치 않은 채 그대로 방을 나와 막내 희규(윤다훈 분)의 집으로 갔다.

금실의 ‘반란’에 ‘무자식상팔자’의 인기는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전형적인 가부장 캐릭터인 호식의 막무가내 행동에 여성 시청자들은 “그냥 있어서 되겠느냐” 등 화가 난 반응을 보여왔다. 김수현 작가는 이 드라마에 대해 “급변하는 한국 사회 속에서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고민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앞으로의 반전과 감동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JTBC ‘무자식상팔자’ 방송화면 캡처
드라마 내용 속 사회적 문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무자식상팔자 방영 이후 미혼모 문제에 대한 인식이 확산됐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상에서는 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해 말 배우 엄지원과 만났던 일화가 회자되고 있다. 당시 김 장관은 극 중 ‘무자식’인 엄지원과 미혼모 문제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고, 앞으로 더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미혼모 지원 움직임이 일고 있다. 중견 보일러 업체 성호보일러는 미혼모 시설에 ‘보일러 놔주기 운동’을 할 방침이다. 이 회사 박경호 과장은 “엄지원의 열연을 보면서 미혼모 지원의 중요성을 느끼게 됐다”면서 “직원들의 십시일반 성금과 회사의 지원을 합해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수현 작가의 깊은 뜻이 빛을 발한 점이 긍정적이다. 일각에서는 종편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여전히 존재한다. 몇몇 연예인은 종편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비난의 표적이 되곤 했다. 전체적으로 시청률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스타작가인 김수현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렸던 터다.

당시 일부 부정적 시각이 일자 김수현 작가는 “초기 자리 잡기에 고전하고 있는 종편들이 살아남아 줘서 수많은 방송 종사자들 일터가 망가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JTBC 드라마를 집필하기로 한 이유 중 하나다.

김수현 작가는 지난 30여 년간 한국 드라마 시장을 지배해 온 국민작가. 1980년대 ‘사랑과 진실’·‘사랑과 야망’, 1990년대 ‘목욕탕집 남자들’·‘사랑이 뭐길래’, 2000년대 ‘완전한 사랑’·‘내 남자의 여자’·‘엄마가 뿔났다’ 등을 선보여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는 2008년 ‘엄마가 뿔났다’로 40%대의 시청률을 기록한 이후에도 2010년 ‘인생은 아름다워’·2011년 ‘천일의 약속’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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