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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출전한 메시는 전반 35분 선제골을 터뜨려 승리의 선봉장에 섰다. 그전까지는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로 거의 공을 터치하지도 못했으나,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드리블 돌파를 한 뒤 페널티 박스 안에서 동료들과 짧은 패스를 주고 받으며 공간을 만들었고, 수비수 3명이 달려든 상황에서 왼발로 낮게 깔아차 골대 왼쪽 하단 구석을 찔렀다.
호주전은 메시의 커리어 통산 1000번째 공식 경기였다. 지난 2004년 10월 만 17세의 나이로 바르셀로나(스페인)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렀고, 지난해 이적한 파리생제르맹까지 소속팀에서 총 831경기를 뛰었다. A매치는 169경기에 나섰다.
1000번째 출전 끝에 기록한 월드컵 통산 9호골은 메시의 토너먼트 무득점 징크스를 깼다. 앞서 메시는 2006년 독일 대회부터 4차례 참가해 8골을 넣었으나 모두 조별리그에서뿐이었다. 준우승을 거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4골을 몰아쳤으나 정작 토너먼트에서는 내내 침묵했다.
이로써 자신의 우상인 마라도나의 득점 기록도 넘어섰다. 마라도나는 1982년 스페인 대회부터 1994년 미국 대회까지 출전해 8골을 넣어 메시와 함께 아르헨티나 역대 월드컵 최다골 공동 2위에 올라 있었다. 이제 단독 2위로 등극한 메시는 한 골만 더 넣으면 1위 가브리엘 바티투스타(10골)와 어깨를 다란히 할 수 있다.
경기가 끝난 뒤 메시는 “아름다운 순간을 팬들과 공유하게 돼 정말 기쁘다”며 “나는 그들이 여기에 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고 있다. 우리가 가진 유대와 결합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제 아르헨티나는 오는 10일 미국을 꺾고 올라온 네덜란드와 4강 진출을 다툰다. 이번 대회를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선언한 메시의 ‘골든부트’ 경쟁도 본격화될 예정이다. 4일 현재 킬리언 음바페(프랑스), 코디 각포(네덜란드), 마커스 래시포드(잉글랜드), 알바로 모라타(스페인)와 함께 3골로 득점 부문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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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는 FIFA 올해의 선수 2회, 유럽축구연맹(UEFA) 올해의 선수 3회, 발롱도르 7회에 빛나는 명실상부 현존 최고의 축구 스타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지난해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 우승 등 대표팀에서도 굵직한 성과를 냈으나 유독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아르헨티나의 마지막 우승은 마라도나가 총 5골을 뽑아냈던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였다. 아르헨티나 축구팬들은 카타르에서 ‘라스트 댄스’에 나선 메시가 조국에 세 번째 우승컵을 안겨주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