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POP콘] 美이 사랑한 팝스타 돌리 파튼, 대통령상 두 번 거절 왜?

김보영 기자I 2021.02.07 10:58:32
(사진=돌리 파튼 인스타그램)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이데일리가 한 주 간 쏟아진 팝가수 및 빌보드 이슈들을 모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요약 코너를 준비했습니다. 매 주말 핫한 주간 팝소식들을 선정해 소개합니다.

‘혼돈의 미국에 보내진 선물’,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셀러브리티’, ‘지구에 내려온 천사’.

미국의 원로 가수이자 세계적인 인기를 끈 최고의 컨트리 가수 돌리 파튼을 향해 쏟아지는 찬사들입니다.

그런 그가 최근 미국에서 민간인에게 수여되는 최고 권위의 상 ‘대통령 자유 메달’ 수상을 두 번이나 거절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컨트리 음악의 거장으로 익히 알려진 그는 변함없이 꾸준한 기부와 선행으로 공인으로서 줄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의 힘을 몸소 실천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펜데믹과 자동차 폭발 테러, 대통령 선거로 갈가리 찢기고 분열된 미국 사회에 각종 미담들로 한 줄기 희망을 선사해 감동을 주었죠.

지난해 12월에는 자신이 출연하는 넷플릭스 성탄 특집 ‘돌리 파튼의 광장 위 크리스카스’ 촬영장에서 9세 어린 여아가 차에 치일 뻔하자 재빠르게 구해낸 소식이 일제히 보도되는가 하면, 지난 4월에는 그가 미 제약사 모더나사의 백신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테네시주 내슈빌 밴더빌트대 의료진에 100만 달러(한화 약 10억 9200만원) 쾌척했다는 소식으로 미 전역을 훈훈케 했습니다. 지난 12월 모더나 제조 백신의 임상 실험 성공률이 94.5%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그의 4월 기부가 재조명되며 “파튼이 코로나 백신 퇴치에도 공헌했다”는 찬사가 따라붙기도 했습니다. 그의 기부를 재원으로 이뤄진 백신 연구 결과 논문이 실린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는 ‘돌리 파튼 코비드19 연구 기금’이라는 후원자명이 수록됐고요.

본인 역시 백인에 백인들의 보수적 전유물로 알려진 컨트리 음악 장르를 노래하는 가수이지만, 흑인 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용기있는 목소리로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5월 미네소타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루이드가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사건에서 촉발된 ‘BLM(Black Lives Matter·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혀 눈길을 끌었죠. 당시 그는 빌보드와의 인터뷰에서 BLM 시위에 대한 의견을 묻자 “물론! 당연히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고 답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파튼이 컨트리 가수로서 미국인에게 위안을 준 것은 물론 수많은 자선 활동으로 모범이 된 공적을 높이 사 대통령 자유 메달을 수여하려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대통령 자유 메달은 팝스타 브루스 스프링스턴,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빌 게이츠 등 세계적인 업적을 세운 유명인들이 수상자로 선정되는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명예의 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파튼은 벌써 두 번째로 이 상의 수상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때는 남편이 아파서 상을 받지 못하겠다고 거부했고, 최근 이번 바이든 행정부 측에도 제안을 받았지만 코로나19로 여행을 하고 싶지 않다며 이를 거절했습니다.

상을 거부하는 이유로는 “나는 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내가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좋은 칭찬“이라며 겸손을 드러냈습니다.

일각에서는 특정 행정부의 대통령 자유 메달을 받는 것이 정치적 지지의사를 표현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기에 그가 수상을 더욱 망설이고 있는 것이라고도 분석합니다.

그럼에도 모든 이가 그의 수상에 끊임없는 기대를 거는 건 질병과 테러, 정치적 사회적 갈등과 분열에 신물이 난 미국인들이 74세 노년의 거장, 가수 한 명이 전하는 선행과 희망의 목소리에 그만큼 큰 치유를 받고 있음을 방증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초 자신의 신간 회고록 ‘약속의 땅’ 홍보차 CBS 토크쇼 ‘스티븐 콜베어의 레이트 쇼’에 출연했을 당시 “파튼에게 자유메달(미 대통령이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등급의 훈장)을 수여하지 않은 것은 (재임중) 큰 실수였다. 파튼이 이미 자유메달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파튼이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받았다”며 자책하기도 했습니다. 하이디 캠벨 테네시주 상원의원은 “내 임기중 최우선 과제는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을 설득해 테네시의 보물인 파튼이 자유메달을 받도록 하는 것”이라는 트위터 글을 올려 화제를 모았습니다.

한편 돌리 파튼은 1980년대 코미디 영화 ‘나인 투 파이브’를 통해 한국에 이름을 알린 배우 겸 가수입니다. 그래미상만 아홉 차례 받은 컨트리 음악의 거장이죠. 현재는 가수 이외에도 테마파크를 직접 운영하는 등 사업가로도 성공해 활발한 행보를 펼치고 있습니다. 74세의 고령에도 앨범을 발매하는 등 음악 활동을 꾸준히 펼쳐 음악인들의 귀감이 되기도 합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