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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진행된 지난 주말,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현장에서 팬들과 함께했다. 오픈토크, 무대인사, 기자회견 등 공식행사를 통해서다. 무엇보다 한밤에 열리는 각종 행사에서 만나는 스타들의 모습이 정겹다. 새벽녘까지 선술집이나 포장마차에서 얼굴이 발그레한 스타들을 만날 수 있다.
영화 ‘마담 뺑덕’의 정우성, ‘국제시장’의 황정민, ‘쎄시봉’의 정우 등은 확 트인 공간에서 포착됐다. 마리끌레르 아시아스타어워즈를 위해 부산을 찾은 김수현은 해운대그랜드호텔 앞 포장마차 촌에서도 인파를 몰고 다녔다. 김수현은 4일 0시께 자리를 뜰 때까지 팬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영화 ‘끝까지 간다’의 이선균과 조진웅은 술기운이 오를 정도로 술잔을 기울이다가 사인 세례를 받고 난처해하기도 했다.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무대인사 차 부산을 찾은 신민아는 함께 출연한 조정석과 술기운에 얼굴이 상기된, 평소 볼 수 없는 모습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JYJ 박유천도 곽도원과 함께 새벽까지 정담을 나눴다.
‘4대 영화배급사’로 꼽히는 업계 행사에도 배우들이 대거 참석했다. 주말 동안 NEW가 준비한 ‘NEW의 밤’에는 지난해와 올해 NEW와 함께한 관계자들과 송강호, 엄정화, 김윤석, 유연석, 박서준, 이현우, 박성웅 등이 자리했다. 또 쇼박스 행사를 시작으로 롯데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 등이 ‘영화인의 밤’ 행사를 열어 스타들을 맞았다.
‘어울림’을 주제로 자원봉사의 힘으로 이뤄진 올해 부산영화제의 취지와 유독 멀게 느껴진 풍경도 있었다. 영화제를 찾은 스타들을 보기 위해 인파가 몰리는 점을 이용한 상술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포장마차 촌은 해물라면 한 그릇을 5만원 가까이 받는 ‘통 큰 마케팅’에 스타들의 기피 장소로 떠올랐다. 한 접시에 2만 원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양의 안주를 시켜놓고도 주인의 따가운 눈총에 데이트 커플이 자리를 일어서는 모습도 목격됐다. 미포항 인근 한 횟집은 영화제 동안 부산을 찾은 손님을 대상으로 바가지요금을 물리는 행태로 ‘부산 시민은 안 가는 부산 명소’라는 농담의 대상이 됐다.
오다가다 반가운 인사를 나누면서 합석하는 정겨운 분위기도 퇴색됐다. “예약 됐다”는 말로 손님을 가려 받는 못된 상술이 도를 넘었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한 포장마차를 찾았다가 “지인들을 부르면 일이 많아지니 앉을 수 없다”는 말을 주인한테서 들었을 정도다. “빈자리지만, 손님 안 받는 거죠?”라며 해맑게(?) 포장마차 촌을 떠난 이들은 해운대 호텔 뒤편의 선술집 등으로 대거 이동했다. 한 영화배급사가 마련한 행사는 영화 스태프와 배우의 공간을 차단해 ‘그들만의 파티’라는 눈총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