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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가 16일부터 26일까지 독일 베를린 베를리날레팔라스트에서 열린다.
먼저 ‘베를린이 사랑한 감독’ 홍상수는 자신의 29번째 장편 ‘물 안에서’를 통해 4년 연속 베를린 영화제에 초청됐다. 홍상수 감독은 인카운터스(Encounters) 부문에 초청된 ‘물 안에서’로 트로피 수상에 도전한다. 인카운터스 부문은 새로운 영화적 비전이 담긴 작품을 소개하는 섹션으로, 영화제 측이 지난 2020년 신설했다. 칸 국제영화제가 만든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과 비슷한 취지다. 심사를 거쳐 작품상과 감독상, 심사위원회 특별상 등을 수여하지만, 영화제의 메인인 ‘경쟁 부문’(Competition)과는 별개다.
홍 감독의 베를린 영화제 초청은 이번이 총 6번째다. 이 중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 은곰상 여우주연상), ‘도망친 여자’(2020, 은곰상 감독상), ‘인트로덕션’(2021, 은곰상 각본상), ‘소설가의 영화’(2022, 은곰상 심사위원대상)로 총 4번이나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물 안에서’와 함께 인카운터스 부문에 오른 작품은 16편으로, 홍 감독이 이번에도 수상하면 베를린 영화제에서만 5번째 트로피를 품에 안는다. ‘물 안에서’는 배우를 꿈꾸던 젊은 남자가 영화를 연출하겠다며 같은 학교에 다녔던 남녀와 섬으로 떠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홍 감독의 연인 김민희는 이 작품의 제작실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를 비롯해 신석호, 하성국, 김승윤 등 출연 배우들이 영화제 행사에 참석한다. 오는 22일 오후 5시 현지 예술원에서 공식 상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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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준 감독의 장편 데뷔 ‘우리와 상관없이’는 포럼에 초청됐다. 중년 배우 화령(조현진 분)이 뇌경색으로 첫 주연작 시사회에 참석하지 못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출연배우 곽민규 등이 영화제에 참석한다.
한국계 감독 및 배우가 참여한 작품들도 여러 편이다.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이 연출한 ‘패스트 라이브즈’(미국), 중국 동포 출신 장률 감독의 ‘더 섀도리스 타워’(중국) 등 2편이 대표적이다. 이 두 작품은 모두 영화제의 ‘꽃’으로 불리는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한국계 미국인 배우 그레타 리와 우리나라 배우 유태오가 주연이다. 캐나다로 이민 간 친구를 20년 후 뉴욕에서 만나며 벌어지는 로맨스 드라마로, 앞서 선댄스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돼 큰 호평을 받았다. 유태오는 ‘패스트 라이브즈’의 주연 배우 자격으로 영화제 참석을 위해 지난 15일 출국했다.
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된 중국 영화 ‘그린 나이트’(감독 한슈아이)에는 지난해 영화 ‘브로커’로 칸 영화제에 참석했던 우리나라 배우 이주영이 출연한다. 이주영은 이 작품에서 중국 톱배우 판빙빙과 호흡을 맞췄다. 지난해 칸에 이어 올해 베를린까지 2년 연속 해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이주영은 오는 21일 베를린영화제 참석을 위해 출국한다.
이밖에 한국계 캐나다인 로이드 리 최 연출의 ‘클로징 다이너스티’(미국·제너레이션 부문), 어린 시절 덴마크로 입양된 최말린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스틸레 리브’(덴마크·파노라마 부문) 등이 있다.
한편 올해 개막작은 스페셜 갈라 부문에 초청된 레베카 밀러 감독의 ‘쉬 케임 투 미’다. 영화제 측은 장편과 단편, 다큐멘터리 등 전 장르에 걸쳐 영화 400여편을 기간동안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