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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인상은 강렬했다. 174cm 큰 키에 작은 얼굴, 여기에 오른쪽 눈을 안대로 가린 채 등장했다. 공교롭게도 갑자기 난 다래끼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말투와 표정엔 수줍음이 가득했다. 작품을 언급할 땐 그리움까지 묻어났다. 지난달 25일 종영한 KBS2 월화 미니시리즈 ‘땐뽀걸즈’(극본 권혜지·연출 박현석)에서 이예지 역을 맡은 신도현이었다.
신도현은 처음부터 캐릭터에 애착이 갔다고 말했다. 꾸미기보다 자연스러움을 선호하는 점,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전까지 세상에 무심했던 경험 등 비슷한 점들이 숨어 있었다. 극중 이예지는 부상 이후 좌절에 빠진 유도 유망주였다. 댄스 스포츠와 친구들을 만나면서 자신감을 얻고 은행에도 취직한다. 신도현은 이예지를 연기하는 과정에서 “꿈 없이 무기력했던 학창 시절과 스무살 이후 연기란 꿈을 찾은 내 모습들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땐뽀걸즈’는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댄스 스포츠를 소재로 한 거제 소녀들의 성장담이었다. 제작진과 출연진이 3개월 동안 실제 거제도에서 합숙하며 촬영했다. 주인공 김시은 역의 박세완부터 청일점 장동윤까지. 촬영이 없을 땐 삼삼오오 모여 시간을 함께 보냈다. 서로 숙소 비밀번호도 공유할 정도였다. 지난달 31일 열린 ‘2018 KBS 연기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박세완 이야기를 꺼내자 “뿌듯하다”며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따뜻했던 촬영 현장 분위기가 전해졌다.
“맏언니 (이)주영 언니(박혜진 역)와 막내 (김)수현(심영지 역)이 분위기 메이커였어요. (장)동윤 오빠는 요즘말로 ‘파워 인싸’(사교성 좋은 사람을 뜻하는 말)예요. 친화력이 좋아요. 어느새 촬영하는 학교 학생들과도 수다를 떨고 있었어요.”
학창 시절 댄스 스포츠 기본기를 배운 덕에 춤 장면은 수월하게 촬영했다. 춤 실력 순위를 꼽아달라는 말에 “수현이는 춤 선부터 다르다. 단연 1위다. 춤은 못 추지만 기본 스텝을 알고 있기 때문에 2위라고 해보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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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하면서 많이 달라졌어요. 책임감이 생겼고, 방황하던 마음이 사라졌어요. 그만큼 저에게 동기 부여를 많이 해주는 직업이에요. 지금도 카메라 앞에서 제 이야기를 하는 건 어렵지만, 캐릭터로서 연기하는 건 즐거워요.”
자신의 매력으로 자연스러움을 꼽은 신도현. 그는 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 미니시리즈 ‘SKY캐슬’을 즐겨보고 있다며 김서형과 같은 악역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실제 제 모습을 투영할 수 있는 캐릭터도 만나보고 싶다”고 희망했다.
바쁘게 달리고 있는 신도현의 차기작은 MBC 새 월화 미니시리즈 ‘더 뱅커’다. 오는 3월 첫 방송 예정으로 극중 감사실 비서 역을 맡았다. ‘땐뽀걸즈’의 이예지와 달리 자기 주관이 뚜렷한 인물이다.
“‘땐뽀걸즈’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인물이에요. 반전 매력도 있으니까 꼭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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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1995년 11월 5일(경북 영주시) △데뷔=박원 뮤직비디오 ‘all of my life’(2017) △ 출연=SBS ‘스위치’(2018) JTBC ‘제3의 매력’(2018) KBS2 ‘땐뽀걸즈’(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