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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석 팬엔터테인먼트(이하 팬엔터) 회장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동아제약을 나온 후 그는 가수로, 음반 제작자로, 가수 매니저로 차근차근 계단을 밟았다. 1998년 HS미디어(팬엔터 전신)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KBS2 ‘순수’ OST를 시작으로 이승철·이선희 등의 음반을 제작했다. 여의도에서 ‘박동아’란 예명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누구보다 열심히였지만 빚은 나날이 늘어갔다.
그때 박 회장은 결심했다. 다시 기회가 온다면 무리한 빚은 지지 않겠다고 말이다. 절박했던 순간 KBS2 ‘가을동화’(2000) OST가 큰 성공을 거뒀다. 상암 사옥 건축 전까지 박 회장은 팬엔터를 “빚 없는 회사”로 경영하며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가을동화’는 송승헌·송혜교 주연의 애절한 멜로 드라마다. “얼마면 되니”란 원빈의 명대사로 유명하다. 동시에 박 회장의 경영 철학까지 영향을 준 작품이 됐다.
배용준·최지우 주연의 KBS2 ‘겨울연가’(2002)를 빼놓을 수 없다. 극중 두 남녀의 애틋한 첫사랑은 중장년 여성 시청자의 향수를 자극했다. 특히 일본에서 사회적 현상으로 분석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판권료를 제외하고 OST, DVD, 출판물 등 부가수입만 일본에서 1000억 원의 수입을 벌어들였다. 관광, 음식, 패션, 화장품 등으로 이어진 산업적 연관효과를 따지면 돈으로 환산이 불가능하다. 국내 드라마 시장을 한 단계 성장시킨 발판이 됐다. 현재 ‘라스트 콘서트’란 가제로 ‘겨울연가2’ 대본 작업이 한창이다.
흥행의 규모를 떠나 KBS2 ‘장밋빛 인생’(2005)도 그에게 특별한 작품이다. 40%가 훌쩍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성공을 거뒀다. 지금은 고인이 된 최진실에게 제2의 전성기를 안겨준 작품이다. 최진실은 우여곡절 많은 한 여성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시한부 판정을 받고 죽음을 표현한 최진실의 연기는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당시 최진실을 어렵게 섭외했다. 이 드라마로 다시 전성기를 맞아 무척 기뻤다”면서 “앞으로도 잊을 수 없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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