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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계약’ 안지훈, “세트장 알바하며 꿈 키웠죠”(인터뷰)

김윤지 기자I 2016.04.10 08:00:00
935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MBC 주말미니시리즈 ‘결혼계약’(연출 김진민·극본 정유경)을 보다보면 눈에 들어오는 신인이 있다. 주인공 혜수(유이 분)의 친한 동생 승주 역의 안지훈이다. 185cm 큰 키에 건장한 체격, 듣기 좋은 중저음 목소리가 눈길을 끈다. 분량은 많지 않지만, 혜수의 딱한 사정을 알고 그를 돕는 역할로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안지훈은 데뷔한 지 1년이 채 안된 신인이다. 지난해 방영된 KBS2 드라마 ‘오마이비너스’가 데뷔작이었다. 극중 신민아의 남동생 역으로 얼굴을 비췄다.

“그때 대구 사투리를 썼어요. 대구가 고향인 친구들에게 과외도 받고, 대구를 직접 찾아가기도 했어요. 그렇게 사투리를 익혔는데, 촬영이 끝나고도 입에 붙어 있더라고요. 사투리를 안 쓴다고 생각했는데, 오디션을 보러 가면 ‘지방에서 왔냐’고 묻는 거예요. 파주에서 쭉 살았는데 말이죠.”

배역에 얼마나 몰입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차분히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학창시절부터 배우를 꿈꿨다는 안지훈은 내성적인 성격 탓에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부터 앞섰다고 했다. 특기인 운동을 살려 생활체육학과에 진학했지만, 학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1학기 이후 휴학을 하고 입대했다. 군대에서 배우가 되기로 마음을 굳혔다. 전역 후 각종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데뷔를 준비했다. 외제차 전시장에서 아르바이트 하던 그를 현재 소속사 관계자가 눈여겨봤고, 그것이 인연이 돼 3개월 후 그는 데뷔했다.

“다섯 번 오디션 끝에 ‘결혼계약’에 합류했어요. 자신감을 가지고 연기하라는 것이 김진민PD님의 말씀이었어요.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지만, 요즘 불면증에 시달려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잠이 오지 않아요.”

그런 그에게 레스토랑 직원 아라 역의 표예진은 의지가 되는 동료였다. 둘 다 신인으로, 안지훈은 “둘이서 만날 ‘어떻게 해야 하냐’며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촬영장 이야기에 긴장이 조금씩 풀리는 듯 했다. “이서진, 김광규 선배가 밥을 많이 사준다” “정경순 선배는 마음을 가라앉히는 법을 알려줬다” 등 촬영장 일화를 쏟아냈다. 그는 “김진민PD님은 웃으면서 촬영할 수 있는 분위기를 항상 만들어준다”며 “장면 곳곳에 스태프나 제작진이 투입됐다”고 말했다. 시청자는 알 수 없지만, ‘결혼계약’ 팀에게는 소소한 추억거리다. 안지훈의 매니저도 벌써 한 차례 방송에 나왔다.

935엔터테인먼트 제공
“유이 선배와 함께 하는 신이 종종 있는데, 먼저 다가와 주세요. 장난도 많이 치고, 누나로 부르라고 하고…. 정말 털털해요. 걸그룹 애프터스쿨, 그 중에서도 유이 선배 팬이었어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원래 팬이었다고 말했는데 믿지 않고 있어요.”

‘오마이비너스’ 당시에는 신민아와 호흡을 맞췄다. 여복(女福)이 좋은 그다. 촬영장이 낯설어 어리바리 하는 안지훈을 보며 신민아는 자신의 신인 시절을 떠올렸다. 안지훈은 신민아에 대해 “촬영장에서 알아야 하는 기본부터 시작해 이런저런 자신의 이야기를 해줬다”며 “귀엽게 봐주시는 것 같아 고마웠다”고 말했다.

남성적인 매력이 물씬 느껴지는 외모지만, 대화를 나누다 보니 ‘반전’이 여럿 있었다. 예민한 완벽주의자가 지닌 섬세한 성격이라든지, 화초 기르기와 같은 취미가 여기에 속했다. 그는 인터뷰를 끝낸 후 사무실을 두리번거리더니 “화분이 많다”며 즐거워했다. 그는 좋아하는 장르로 멜로를 꼽았다. 그중 중국과 일본의 슬픈 멜로를 좋아한다며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쌍꺼풀이 짙은 두 눈이 멜로와 잘 맞아 보였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SBS 세트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연기하는 배우들을 보며 행복했고, 여운도 느꼈어요. 저도 긍정적인 기운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스스로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선배님들이 인터뷰나 방송에서 추천한 연기와 관련된 책이 집에 15권정도 쌓여 있어요. ‘결혼계약’이 끝날 때까지는 작품에 집중하고, 그 후에 기본부터 다지고 싶어요.”

완성된 신인이라 부를 수 없지만, 신중하고 심지가 굳은 그였다. 그의 성장과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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