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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 삼성 외국인 투수 카도쿠라는 16일 대구 KIA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1이닝 3실점으로 무너진 뒤 교체됐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 카도쿠라는 올시즌 KIA를 상대로 3차례 선발 등판했지만 던진 이닝은 총 5.2이닝에 불과하다. 승리없이 1패만을 기록중이며 평균 자책점은 무려 23.82나 된다.
삼성은 현재 KIA와 1위 싸움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우승을 위해선 KIA를 반드시 넘어야 한다. 때문에 주축 투수로 활약해줘야 할 카도쿠라의 KIA전 부진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우선 '징크스'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실제 카도쿠라의 올시즌 성적 중 KIA전을 뺀 평균자책점은 4.07에서 2.68로 크게 떨어진다. 이쯤되면 'KIA에만 약한 투수'라 부를 수도 있다.
KIA 한 코치는 "카도쿠라가 첫 경기(4월3일)서 우리에게 크게 무너진 뒤 특히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 투수가 '이길 수 있다'고 믿고 던지는 것과 '오늘도 안될까'라는 걱정을 하며 던지는 것은 전혀 다르다. 첫 단추를 잘못 꿰면서 안 좋은 결과가 이어지는 듯 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카도쿠라는 14승을 거둔 지난해에도 LG전서만은 평균 자책점이 8.10에 달할만큼 부진했었다. 유독 약점을 보이는 팀이 있는 투수인 셈이다.
그러나 단순한 징크스로만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구위 자체가 떨어졌다는 분석에 좀 더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카도쿠라는 지난해 KIA에 대단히 강했다. 6번 등판해 4승을 챙겼고 평균 자책점은 1.72에 불과했다. 1년만에 정 반대 상황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16일 경기서 KIA 타자들은 카도쿠라의 포크볼에 좀처럼 배트를 내지 않았다. 유리한 카운트를 잡고도 연속 안타를 허용한 이유다.
쉽게 카운트를 쌓던 공에 손이 나오지 않으니 카도쿠라가 힘겨울 수 밖에 없었다. 자연히 투구수가 늘어났고, 주자가 쌓였으며, 어려운 승부가 계속될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KIA는 카도쿠라의 투구 습관을 캐치한 것일까. 복수의 KIA 선수는 고개를 저었다. 대응 전략을 세웠을 뿐 직구과 포크볼을 구분하는 다른 방법은 없다는 것이었다.
KIA가 카도쿠라에 더 이상 당하지 않기 위해 세운 대비책은 "공을 높게 보자"는 것이다. 낮은 공은 어지간해선 건드리지 않는다는 전략. 낮은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다 떨어지는 포크볼에 너무 많이 당했던 만큼, 아예 낮게 오는 공은 치지 말자는 것이다.
(적어도 KIA 입장에선)특급 투수에 대한 공략법은 이처럼 오히려 단순한 법이다. 이것 저것 다 치려다 보면 역효과가 날 확률이 높은 탓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맹점이 있다. 카도쿠라의 직구가 낮게 잘 제구된다면 이 전략은 말짱 도루묵이 된다.
한 선수는 "사실 지난해에도 우리 전략은 비슷했다. 다만 카도쿠라의 공이 워낙 좋았다. 직구가 낮게 잘 제구된 탓에 손 쓸 방법이 없었다"며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시범경기때 부터 선수들 사이에선 "카도쿠라가 지난해만 못하다"는 말들이 나왔다. 직구가 대부분 높게 제구되고 있다. 당연히 우리 선수들의 헛스윙 비율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올해 잘치는 건 카도쿠라의 공이 작년만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IA 만큼은 아니지만 카도쿠라는 올시즌 SK전서도 썩 강하지 못했다. 승리 없이 1패만 기록중이며 평균 자책점도 4.97이나 된다.
5월 이전까진 3승3패, 평균 자책점 2.30으로 잘 나갔지만 6월 이후 2승3패, 평균 자책점 7.11로 부진하다는 점도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구위 자체가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과연 카도쿠라의 KIA전 부진을 징크스 정도로만 여길 수 있는 일일까. 삼성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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