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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역도 여자 76kg급 A그룹 경기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북한 송국향, 정춘희, 한국 김수현이 참석했다.
송국향은 합계 267kg을 들어올려 266kg의 정춘희를 제치고 우승했고, 김수현은 합계 243kg으로 3위에 올랐다.
금메달리스트 송국향은 기자회견에서 “오늘 목표는 이 기록(267kg)이 아닌 세계 기록(북한 림정심의 278kg)이었다. 정말 아쉽게 됐다. 오늘 중국 선수(랴오구이팡)가 이 자리(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참가하지 못했는데 부상이 심하지 않은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정춘희도 “중국 선수가 오늘 생일인데 축하 인사를 전한다. 중국 선수가 빨리 나아서 실력으로 제대로 붙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랴오구이팡은 이날 인상 경기 중 다쳐 용상을 포기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이 기자회견에 있어야 할 선수가 김수현이 아닌 랴오구이팡이 돼야 했다는 말로도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동메달리스트가 된 김수현은 개의치 않은 듯 “나는 3번째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드디어 메달을 땄다. 기분이 좋아서 중국 선수가 다친 것도 몰랐는데 중국 선수 생일을 축하한다”고 밝게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송국향과 정춘희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이어 김수현은 “림정심 언니를 좋아한다. 정심 언니보다 더 잘하는 선수 2명과 경기하게 돼 영광”이라며 “목표를 더 크게 잡고 이 친구들만큼 잘해서 한 단계 더 올라가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이를 들은 송국향, 정춘희는 놀란 표정을 짓기도 했다.
북한은 2019 파타야 세계선수권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국제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이번 대회를 통해 4년 만에 국제 대회를 섰고, 4년의 공백에도 세계 최강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 역도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이날까지 열린 여자부 5체급 금메달을 휩쓴 비결을 묻는 질문에 송국향은 울컥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송국향은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의 사랑에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훌륭한 제자의 뒤에는 훌륭한 스승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오늘 우리의 성과 뒤에는 감독 동지들의 수고가 있다. 이런 훌륭한 감독 지도자를 널리 자랑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국향은 “세계에 앞장서서 이기고 이겨도 통쾌하게 이기는 것이 우리 조선 선수들의 한결같은 결심이고 목표”라고 목소리를 드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