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오징어 게임' 아누팜 "부모님 연기 반대→한예종 합격 후 응원" [인터뷰]③

김보영 기자I 2021.10.08 08:10:05

"韓·영어·힌두어 가능…3배 더 많은 역할 도전하고파"

(사진 속 가운데)‘오징어 게임’에 알리 역으로 출연한 인도 출신 배우 아누팜 트리파티. (사진=넷플릭스)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아누팜 트리파티가 고향 인도를 떠나 한국에서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와 ‘오징어 게임’을 통해 느낀 변화,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전했다.

아누팜 트리파티는 최근 취재진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제가 연기자로 알려지게 된 것이 기뻤다. ‘오징어 게임’은 제게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지난달 17일 공개 이후 약 3주가 지난 현재까지 뜨거운 전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 드라마 최초 넷플릭스 본고장인 미국에서 넷플릭스 ‘오늘의 톱10’ 정상을 차지한 것은 물론, 자국 콘텐츠 수요가 특히 강해 타국 콘텐츠가 인기를 얻기 어려운 인도에서까지 1위에 등극했다. 글로벌 OTT 스트리밍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 발표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한국과 미국, 인도를 포함한 전세계 83개국에서 TV쇼 부문 1위를 모두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인도에서 출생한 아누팜 트리파티는 2011년 한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해 2년간 한국어 공부에 매진한 뒤 대학 3학년부터 연기자로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014년 영화 ‘국제시장’ 출연을 계기로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 영화 ‘럭키‘, ‘승리호’ 등 여러 작품에서 주로 단역으로 출연했다.

그러다 이번 ‘오징어 게임’에서 파키스탄 이주 노동자 알리 역을 연기해 한국과 그의 고향인 인도를 포함한 전세계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알리는 다니던 직장 사장의 월급 체불과 배신으로 어쩔 수 없이 ‘오징어 게임’에 참여하게 되는 인물이다. 게임에서 만난 상우(박해수 분)의 호의로 그를 ‘사장님’이라 부르며 신뢰하고 의지하게 되지만 끝내 게임 도중 그에게마저 배신당해 죽음을 맞는다. 극 중 유일한 외국인인데다 주인공 성기훈(이정재 분)과 함께 수더분하고 인간미 넘치는 모습들을 보여줘 시청자들의 사랑을 특히 많이 받았다.

(사진=넷플릭스)
아누팜은 배우가 되기 위해 한국 땅을 밟게 된 계기와 한예종에 입학해 연기 공부한 과정들을 언급했다. 인도에서도 약 5년간 연기를 했었다는 그는 “저희 부모님도 여느 가족들처럼 제가 연기를 직업으로 삼는 것을 많이 걱정하셨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 좋은 직장을 잡으라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게 하셨다”면서도 “한 친구가 한예종이 운영하는 장학생 시험 제도를 소개해줬고, 그 말을 들은 뒤 전심전력을 다해 시험에 응시해 합격하고나서야 부모님도 기뻐하고 응원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길로 바로 한국에 와 연기를 본격 공부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처음부터 사람들 앞에 서거나 무대에 오르길 즐겼고, 2006년 연극 ‘스파르타쿠스’에 참여하며 본격적인 연기자로서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고도 언급했다. 아누팜은 “당시 검투사 역할로 연극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 작품이 관객과 무대 위의 인물로 만나는 일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알려준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자국 배우를 비롯해 말린 브란도, 찰리 채플린 등 세계적인 배우를 보며 롤모델을 삼았지만, 이번 ‘오징어 게임’에서 만난 이정재(성기훈 역), 박해수(조상우 역), 오영수(오일남 역)를 비롯해 이병헌, 최민식 등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배우들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도 덧붙였다.

향후 기억되고 싶은 배우로서의 타이틀과 목표, 포부도 전했다.

아누팜은 “‘오징어 게임’에서 많은 분들이 저를 아누팜이 아닌 알리라는 캐릭터로서 진심으로 좋아해주시고 반응을 보여주신다는 게 감사했다”며 “실제 배우 본인으로서보단 캐릭터로 시청자와 소통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제 이름보단 제가 참여한 작품과 배역들로 기억되는 게 목표”라고 소신을 밝혔다.

또 “저는 한국어, 힌두어, 영어 3개국어에 능하다”고 본일을 어필하며 “많은 언어를 할 수 있는 만큼 세 배로 더 많은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다. 지금으로선 한국 영화계에서 더 많은 역할을 맡는 것이 목표”는 다짐도 되새겼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