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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열린 그룹 아이콘의 새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는 멤버 구준회의 이 같은 사과로 시작했다. 활동 재개를 앞두고 생기가 넘쳐야 할 아이돌 그룹의 간담회장은 초반부터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구준회가 초래한 상황이다. 혐한 의혹이 있는 일본 배우 겸 감독 키타노 타케시와 관련한 게시물을 게재한 게 발단이었지만 한 팬의 혐한 논란 언급에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요. 싫어요”라고 답한 게 결정적인 화근이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구준회는 처음 “뭐만 있으면 꽁무니 빼고 다 삭제해야 되나. 저도 감정이란게 있으니 존중해달라. 제가 예술가로서 좋아하는 것에 아무 문제 없다”고 반박하다 뒤늦게 사과를 했다.
그룹 방탄소년단, 그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대비된다. 방탄소년단은 구준회의 논란이 발생하기 얼마 전, 오는 11월 일본에서 발매할 예정이었던 싱글에 가사를 쓰기로 했던 현지 유명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가 우익 성향이 짙고 여성을 상품화한다는 비판도 있다는 팬들의 지적이 일자 협업 계획을 취소했다. 방탄소년단과 소속사 측은 협업으로 인해 방탄소년단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팬들의 논란을 받아들였다.
양측의 차이는 초심에 있다. 연예인이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이 노래, 연기에 대한 자세만 있는 게 아니다. 팬들을 대하는 마음도 재능, 기량 못지않게 중요하다.
연예인이라면 누구나 신인 시절이 있다. 흔히 ‘무관심보다 악플이 낫다’고 할 정도로 팬들의 한마디 한마디를 소중하게 받아들이는 시절이다. 인기가 높아지면 팬들이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요구도 다양해진다. 그걸 어떻게 수용하느냐는 지식, 지혜보다는 마음가짐의 문제다. 해야 할 말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가려 해야 한다는 의미다.
만약 신인 시절이었다면 이번 같은 논란에 대한 구준회의 대응이 마찬가지였을까 싶다. 비단 구준회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대만 개인 팬미팅 취소 및 팬들이 모금한 각종 기금의 횡령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인 젝스키스 강성훈, 팬을 폭행한 워너원 매니저 등 인기를 얻은 후 팬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이는 연예인, 스태프들이 적지 않다.
팬이 스타에게 이끌려다니기만 하던 시대는 진작에 끝났다. 팬과 스타는 하나의 지향점을 향해 함께 걸어가는 동반자적인 관계가 된 지 오래다. 이를 위해 팬과 스타가 SNS 등을 통해 끊임없이 소통을 하는 게 요즘 풍속도다. 신비주의는 1992년 데뷔한 서태지와아이들 때나 통용되던 얘기일 게다. 하물며 ‘문화대통령’으로 추앙받던 서태지도 요즘은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각종 사생활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을 한다.
방탄소년단은 팬클럽 아미(ARMY)와 수시로 소통하고 겸손함과 애정을 끊임없이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UN 연설에서도 아미에 대한 감사를 빼놓지 않았다. 연설자로 나선 RM은 “행동과 열정으로 우리와 LOVE MYSELF 캠페인에 함께 해주고 계신 우리 팬들은 진심으로 세상에서 가장 멋진 팬들이십니다”, “제 성취는 전세계 아미 분들이 사랑과 성원을 보내주었기에 가능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방탄소년단을 글로벌 스타로 이끈 활발의 소통의 배경에는 팬을 향한 변치 않은 초심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