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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현장에서 아직도 가수 의상까지 제가 다 챙겨요. 직원도 그런 걸 배웠으면 해요. 매니저는 아티스트를 돋보이게 해주는 게 일이잖아요.”
김시대 대표는 직원을 혼내는 대표적인 경우가 ‘생각 없이 일을 할 때’라고 했다. 자신이 방송사 대기실에서 가수를 만났을 때 의상의 이음새가 터진 게 보인다면 매니저 책임이라는 말이다. 그는 “매니저는 전체와 부분을 모두 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예인, 콘텐츠의 제작 초기단계부터 완성물의 저작권 등록까지 관여하고 방송 출연, 홍보, 경영 등 다양한 업무 분야를 경험하고 파악하고 있는 게 매니저 출신 제작자의 경쟁력이라고 했다.
김시대 대표의 일에 대한 집념도 스타쉽의 성장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일 터다. 개인 시간이 없을 정도로 일에만 빠져있다. 생활 자체가 일인 사람, 노력의 끝판왕이라는 업계의 평가는 괜한 말이 아니다. 소속 가수의 해외 공연에 갔다가 잠깐 비는 시간에 주위를 돌아다니는 게 여가의 전부다. 그 마저도 공연 관계자들과 함께 다니며 주로 일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눈다.
결혼도 매니저 생활을 하면서 만난 서현주 스타쉽 제작파트 총괄이사와 10년 연애 끝에 지난 2007년 성공했다. 김시대 대표는 “같이 일하면서 좋은 사람이라는 걸 느껴 연애를 시작했다. 내게는 이 사람밖에 없었다”며 “아내와 공통점은 일이다. 부부싸움을 해도 일 이야기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풀린다. 밥 먹을 때 TV를 보면서 우리 가수의 모니터링도 함께 한다”고 밝혔다. 지독할 정도로 기승전‘일’이었다.
◇ ‘잘할 수 있는 일’ 콘텐츠 개발에 집중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 김시대 대표는 자신의 경영철학을 이렇게 밝혔다. 사업도 관련이 있는 분야로 확장하는 게 자신의 방식이라고 했다. 스타쉽이 집중하는 것은 콘텐츠 그 자체다. 중장기 목표는 ‘콘텐츠의 확장’이다. 최근에는 JTBC ‘팬텀싱어’에서 주목을 받은 성악가 듀오 백인태와 유슬기를 영입해 듀에토라는 이름으로 론칭했다. 대중음악 기획이라는 본업에 하나의 변화를 더했다. 킹콩과 합병한 이유도 음악과 영상 콘텐츠의 영역 구분이 점차 사라지는 시대를 맞아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의 결과물이다. 스타쉽에서 직접 배우를 영입하는 것도 방법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니기에 배우 매니지먼트의 전문가들이 회사를 운영해 왔고 스타쉽과 비슷한 성장과정을 거친 킹콩의 합병을 택했다. 신인을 발굴해 스타로 만들어낸 게 스타쉽과 킹콩의 공통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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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이후 매년 매출신장을 해왔을 만큼 회사는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4.3% 증가했다. 상장을 앞두고 있어서 정확한 매출액을 밝히지 않았지만 올해 적어도 2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시대 대표는 “K팝 시장이 커지고 있고 유튜브를 필두로 한 뉴미디어 영역도 성장하고 있어 회사의 전망은 밝다”며 “과거라면 모델료로 수익을 올리던 광고 영역에서 뉴미디어 파트너와 수익성 콘텐츠를 제작해 선보이고 광고를 붙여 수익을 가져오는 방식을 개발 중이다”라고 말했다. 스타쉽은 음원에 모든 게 묶여있던 과거의 기획사 운영방식에서 벗어나 종합 콘텐츠 회사로 발돋움하는 과정이다.
◇ 걸어다니는 팝가수 백과사전, 꿈 찾아 쿨 매니저로
“라디오로 ‘별이 빛나는 밤에’, ‘2시의 데이트’를 들으면서 성장한 세대거든요. 중고등학교 때부터 음악을 너무 좋아했죠. 팝아티스트 백과사전을 끼고 다니다시피 했어요.”
취미가 일이 됐다. 김시대 대표가 사회 생활의 첫발을 매니저로 시작한 것은 아니다. 그 이전에 일반기업의 회사원이었다. 친구 소개로 그룹 쿨의 소속사 대표를 만나고 친해진 게 계기가 됐다. 매니저 일을 한번 해볼 생각 있느냐는 제안에 고민을 하다 1995년 전업을 했다. 관심이 있는 분야다 보니 자꾸 마음이 갔다. 당시 매니지먼트 업계의 처우는 좋지 않았다.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을 때도 있었다. 김시대 대표는 “목표는 내 회사를 차리는 거였다. 일을 배우는 과정에서 내는 수업료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일도 힘들었다. 지금이야 연예 기획사들이 콘텐츠 제작, 홍보, 마케팅, 신인개발, 팬관리 등 업무를 세분화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매니저 1명이 모든 일을 처리했다. 스케줄을 정리하고 운전을 하고 쿨 멤버들 관리도 혼자 했다. 김시대 대표는 “그렇게 많은 일을 경험한 게 내게는 재산이 됐다”고 했다.
2002년 자신의 이니셜을 딴 SD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제작자로 나섰다. 그룹 파이브(F-IV)를 데뷔시켰다. 첫 제작이었다. 파이브를 준비하는 동안 수입은 없었고 사람은 만나야 하니 지출은 계속 발생했다. 신용카드 대금이 연체되기도 했다. 친구 집에서 얹혀서 지내기도 했고 단돈 몇천원이 없을 때도 있었다. 파이브도 막상 성과는 좋지 않았다. 그 상황에서도 좌절은 하지 않았다. 낙천적이고 나쁜 기억은 잘 지워버리는 성격 덕분이다. 김시대 대표는 “지금 직원들도 ‘사장님은 화났을 때만 피하면 된다’고 한다”며 “힘들다고 티를 내봐야 누가 도와주지도 않는 게 현실이다. 오히려 힘들지 않다고 해야 투자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일을 하면서 얻는 성취감은 김시대 대표에게 재미로 다가왔다. 그가 점점 더 일에 빠지게 된 이유다.
정통파 매니지먼트의 길을 걷고 있다. 김시대 대표의 자긍심이기도 하다. 김시대 대표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업무 특성에 대해 “창의성이 중요한 분야다 보니 다른 업종과 비교해 유연하고 자유롭다. 아직 타 분야에 비해 직업 안정성이 낮지만 일의 즐거움은 어느 분야보다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력을 앞세워 스타를 영입하는 기획사는 성장에 한계점이 있다고 봅니다. 과연 그렇게 영입된 연예인이 회사에 대한 애착이 얼마나 클까요. 같이 고민하고 성장하면서스토리를 쌓아가는 게 기획사와 연예인 모두에게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