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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무대에서 한국을 알린 선두주자는 단연 ‘한류’로 일컬어지는 대중문화다. 2000년 초반 세계 주요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한국 영화에 이어 2000년 중반 일본을 뒤흔든 한국 드라마, 그리고 2010년대 아시아를 넘어서 지구촌으로 퍼진 K팝이 바로 그 첨병이다. 최근 들어 한국 배우와 한국 감독의 해외 진출이 더 이상 놀라운 뉴스가 아닐 정도로 일상이 됐고, 일본 등 아시아권 국가에서 한국 드라마와 K팝은 단연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주요 코드가 됐다. ‘강남스타일’로 대표되는 싸이의 세계 무대 속 성공은 아이돌 그룹에 집중됐던 K팝의 영역 확보에 청신호로 여겨지고 있다.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한국은 독특하고 멋진 나라다. 역동적인 영화 산업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셸 로드리게스는 “한국은 아시아의 할리우드”라며 한국 문화의 위상을 평가했다.
올해 들어 한국 배우의 할리우드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한 한국 배우는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배두나, ‘지.아이.조.2’의 이병헌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 주목받은 배우 다니엘 헤니도 여세를 몰아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미국영화 ‘라스트 스탠드’로 할리우드에 입성했다. 올 여름에는 봉준호 감독이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을 ‘설국열차’에 태워 전 세계를 누빌 예정이다. 미국 드라마에서는 배우 김윤진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김윤진은 첫 미국 드라마인 ‘로스트’의 성공에 힘입어 ‘미스트리스’의 투톱 주연을 덜컥 따냈다.
주목할만한 변화는 만리장성의 빗장이 서서히 열리고 있다는 점이다. 장나라에 이어 추자현, 장서희 등이 중국 드라마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더니 최근에는 박해진, 주진모 등도 중국 활동을 시작했다. 영화 합작도 활발하다. ‘가을동화’와 ‘풀하우스’로 인기를 끈 송혜교는 올해 두 편의 중국 영화를 내놓는다. 왕자웨이의 신작 ‘일대종사’에 이어 우위썬 감독의 멜로 서사극 ‘생사련’의 주인공으로 발탁돼 촬영을 마쳤다. 권상우는 액션 스타 청룽과 연기한 어드벤처 영화 ‘차이니즈 조디악’으로 중국어권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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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의 세계 무대 진출은 일단 국가 이미지 제고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배용준의 ‘겨울연가’, 전지현의 ‘엽기적인 그녀’,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매료돼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문화를 익히게 됐다는 외국인도 많다. 고정민 홍익대 교수는 ‘창조경제, 콘텐츠산업 상생협력이 답이다’ 세미나에서 “드라마와 K팝 등 한류 후광효과로 인해 2011년 7조5000억원의 경제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 문화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대중문화의 품격과 가치 고양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나라의 이미지를 가수 하나, 영화 한 편에 의지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지양해야 할 미래다. 이유현 한태교류센터 대표는 “동남아 등 아시아에서 불고 있는 한국 대중문화의 붐은 말초적인 자극에만 머물지 않고 어디서든 인정받는 실력을 가진 한국 고유의 문화를 알리는 계기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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