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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그 예언(?)이 현실이 되는 것일까.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한 요즘,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감독의 시름도 덩달아 깊어진다.
잦은 등판으로 인한 피로 누적,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 등등 부상 이유는 다양하다. 특히 정우람과 박희수(SK), 강정호(넥센), 봉중근(LG), 김동주, 손시헌(두산), 한기주(KIA)등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순위 대란도 예상된다.
과제는 그 공백을 과연 누가 메워주느냐다. 이들이 없는 열흘, 그리고 그 이상. 혼전 속 남은 시즌 성패를 좌우할지도 모를 시기다.
가장 절실하게 부상 선수의 공백을 느끼는 쪽은 SK다. 정우람과 박희수, 불펜의 필승카드를 모두 잃었다. 타격이 크다. 두 선수가 엔트리에서 빠진 이후 3경기서 1승2패. 무엇보다 패한 경기 모두 뒷문에서 무너지는 바람에 졌다. 두 선수가 빠지니 선수들 스스로도 불안감이 더해지면서 기존 잘해주던 불펜들까지 불안함을 내비치고 있다.
대체자가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엄정욱은 지난 23일 경기서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불안함을 내비쳤다. 하지만 올시즌 이만수 감독이 '마무리'라고 점찍을 만큼 믿음을 보였던 만큼 가장 해줘야할 선수다. 이재영 역시 이 감독이 믿는 카드. 노장 임경완의 노련함도 필요한 시기다.
마리오도 23일 경기 도중 다쳤다. 투구 도중 미끄러지면서 왼쪽 무릎에 부상을 입었다. 부상 정도에 따라 로테이션을 거를 가능성도 없진 않다. 허준혁, 신승현, 박종훈 등 깜짝 선발 카드들은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박정배는 물론 23일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신인 문승원이 그 역할을 맡아야할 수도 있다.
넥센도 강정호 공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과제다. 강정호는 왼쪽 정강이뼈에 봉와직염이 감염돼 엔트리에서 빠졌다. 넥센은 홈런 1위(19개) 타격 2위(타율 3할3푼6리)의 강타자, 여기에 유격수로 수비에서도 만점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강정호 없이 중위권 싸움에서 버텨야한다.
이택근도 목과 손바닥 통증으로 빠진 상황이다. 4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박병호의 책임감이 커졌다. 더 큰 집중력이 필요하다. 23일 경기에선 이택근의 자리를 유한준, 강정호 자리를 강병식이 메웠다. 강정호를 대신해선 김민성, 장영석, 지석훈 등이 버텨줘야한다.
두산도 김동주와 손시헌 등 공수의 핵심을 잃었지만 타격은 덜한 편이다. 김동주는 왼쪽 허벅지 내전근 부분 파열, 손시헌은 경기 도중 왼쪽 발목을 다쳤다.
'화수분 야구'의 대명사답게 다행히 내야 백업이 든든하다. 손시헌의 빈자리에는 전천후 백업 허경민이 나섰고, 김동주의 빈자리는 김현수가 메웠다. 김현수의 원래 자리에는 윤석민, 이성열이 골고루 메워주고 있다. 두 선수가 빠졌지만 무게감이 크게 떨어지진 않는다.
LG는 마무리 없이 2주간을 버텨야한다. 마무리 봉중근이 오른쪽 손등 골절상으로 수술을 받았다. 지난 22일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후 홧김에 소화전함을 내리치다 다쳤다.
최근 급격히 흔들리고 있는 불펜에 봉중근마저 없다는 것은 큰 타격이다. 시즌 초반 마무리 리즈 카드가 실패로 돌아갔고 여기에 봉중근까지 부상을 당하면서 또 다시 김기태 감독은 마무리 고민에 빠졌다. 유원상과 이동현 등 불펜 필승조가 돌아가면서 그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한기주도 빠지면서 KIA도 뒷문 비상이다. 오른쪽 엄지 손가락 염증 탓이다. 23일 1군 엔트리서 제외됐다. 안그래도 뒷문을 지켜줄 수호신이 없는 KIA. 유동훈마저 전날 경기서 4안타 1사사구 5실점으로 무너졌다. 신인 박지훈이 버텨주고 있지만 아직 경험면에서는 부족하다. 대체자 찾기가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