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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가요계에 새로운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 소녀시대, 2NE1, 씨스타 등 요즘 잘 나가는 걸그룹이나 섹시 여가수 이야기가 아니다. 기획사 대표, 고영욱 등의 성 추문이 연이어 불거지고 있는데다 각 기획사의 신예 걸그룹 준비 시기가 맞물리면서 여성 매니저들의 주가도 덩달아 뛰고 있다.
조영수 작곡가가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넥스타엔터테인먼트는 방진순(여·34) 씨를 최근 신규 채용했다. 그는 하반기 데뷔 예정인 걸그룹 윈드(Win-D·가칭)의 전속 매니저다. 방씨는 대학에서 체육교육학과를 전공하고 교직에 있다가 새로운 길을 택했다. 전 여자 야구 국가대표 출신인 방씨는 무술 유단자로 웬만한 경호원 못지않다.
방시혁 사단의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역시 데뷔를 앞둔 5인조 걸그룹 `글램`(Glam)의 매니지먼트를 박상희(여·31) 씨에 맡겼다. 박씨는 지난 2003년 업계에 발을 디딘 뒤 2008년부터 원더걸스의 매니저로 활약하다가 최근 좋은 조건에 스카우트 돼 자리를 옮겼다.
지피엔터테인먼트 김태완 신인개발팀장은 "혹시 있을지 모를 미연의 사태를 방지하고 부모들의 걱정을 덜기 위해서라도 여성 매니저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며 "대부분 기획사가 매니저 구하기에 애를 먹고 있는 가운데 기왕이면 고급 인력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 가요계에서 여성 매니저는 좀처럼 보기 드물었다. 현재 남성 매니저는 수백 명에 달하고, 여성 매니저는 10명 안팎이다. 이선희와 이승기의 소속사 권진영 대표와 장미화 소속사 심혜련 대표, 인순이 소속사 이명희 본부장, 브라운아이드걸스 여경선 실장 등이 업계에서 입지를 굳힌 정도다.
젊은 여성 매니저들의 희소성은 그만큼 높다. 최근에는 K팝이 전 세계로 뻗어 나가면서 우수한 외국어 능력을 갖춘 젊은 여성 인력에 눈이 쏠렸다. 무엇보다 이들은 소속 여성 가수들과의 섬세한 교감과 친밀한 스킨십이 가능하다는 강점을 지녔다.
넥스타엔터테인먼트 정원정 팀장은 "여자 멤버들끼지 생활을 하다 보면 불안한 점이 많은데 그렇다고 남자 매니저를 숙소까지 들여보낼 수는 없지 않으냐"며 "여성 매니저에겐 이들을 24시간 맡길 수 있어 안심된다"고 말했다.
글램 매니저 박상희 씨는 "어린 멤버들은 남자 매니저에게 모든 고민을 터놓고 얘기하기 어렵다"며 "남성 매니저들이 볼 수 없는 부분들까지 더 세심하게 체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속된 말로 `자칫하면 밟히고 마는` 험한 바닥인지라 여성 매니저들이 업계에서 일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대부분 남성 매니저들의 주종목인 발로 뛰고 몸으로 부닥치는 전략보다 `머리`와 `마음`만으로 움직여 살아남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무턱대고 가수 매니저를 해보겠다고 덤벼든 신참은 일 자체가 워낙 힘들어 몇 개월도 버텨내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둔 경우가 허다하다. 일의 강도와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방진순 씨는 "연봉이나 처우가 교사 생활에는 못 미치지만 늦은 나이임에도 이 일을 시작한 건 그만큼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매력을 느꼈고 좋았기 때문"이라면서도 "육체적으로 힘든 것보다 `매니저`가 아닌 `여성`으로 보려는 안팎의 시선과 편견을 타파하는 게 더 큰 과제인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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