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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08일자 36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MBC 노동조합의 파업 38일째.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이어 시청률 40%을 넘은 국민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 주말 사극 ‘무신’ 그리고 간판 예능 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까지 결방을 확정했다.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추가 결방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MBC 노동조합의 파업은 공정방송 회복을 위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회사 측은 5일 노동조합과 집행부를 상대로 30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고 노동조합 측은 6일 서울남부지검에 배임 등의 혐의로 김재철 사장을 고발했다.
회사 측은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회사가 입은 손해를 추산해 손배소를 제기했다”고 밝혔고 노동조합 측은 “광고는 미리 다 팔렸을 것이고 방송에도 큰 차질이 생긴 게 아닌데 30억 원의 근거는 어떤 계산에서 나온 건지 모르겠다”며 회사 측을 비판했다. 양측이 법적 다툼까지 불사하는 방송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MBC는 이번 파업으로 뉴스 및 예능 프로그램이 축소되거나 결방되고 한 자릿수 시청률로 추락하는 등 충격파를 그대로 받고 있다. ‘무한도전’이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되면서 2월4일 10.2% 2월11일 10.1% 2월18일 9.5% 2월25일 9.3% 3일 8.6%로 시청률(AGB닐슨미디어리서치)이 뚝 떨어졌다. ‘해품달’과 ‘무신’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종방을 앞둔 ‘해품달’의 경우 갑작스런 결방에 배우들이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드라마 이후로 미뤄둔 각종 스케줄을 염려하며 무작정 대기 상태에 있을 수는 없다는 것. 결국 6일 김도훈 PD가 촬영 현장에 복귀했다. ‘해품달’은 금주까지 촬영을 마치고 내주에 남은 2회 분량을 방송한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KBS, SBS는 새 작품 공개를 ‘해품달’의 종방에 맞추느라 또 한 번 편성을 바꾸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피해는 시청자들이 받고 있다. 파업이 한 달 넘게 이어진 데 이어 ‘해를 품은 달’ ‘무신’ 등으로 결방이 잇따르자 시청자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달한 분위기다.
네티즌은 노동조합의 파업을 지지하면서도 결방이 장기화되는 상황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의 중심에 있는 김재철 사장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다음 아고라에는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몇몇 네티즌은 “‘무한도전’에 이어 ‘해품달’까지. 시청자의 정당한 볼 권리는 어디에 있나” “‘해품달’ 결방으로 파업이 하루 빨리 끝나기를. 시청자들이 마음 편하게 프로그램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파업은 찬성한다. 하지만 시청자를 볼모로 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등 의견을 전했다.
이번 파업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노동조합 측은 김재철 사장이 퇴진할 때까지 파업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조합원 문소현 기자는 “한 달이 그냥 지나간 것 같지만 내부적으로는 조합원 수가 200명 가까이 늘었고 보직 사퇴 자들도 늘어나고 있다.비난하는 분도 있지만 ‘무한도전’ ‘해품달’ 방송이 안 돼도 응원해주는 분들이 더 많다”며 조합원들의 지속적인 투쟁 의지를 전했다. 하지만 방송의 주인은 시청자인 만큼 방송 정상화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