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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겨울 야구 플레이볼..`이번에는 홈런?`

최은영 기자I 2011.11.24 08:45:24

최동원·선동열·빌리 빈···되살아나는 `야구의 전설`
`퍼펙트 게임` 직구, `머니볼` 변화구

▲ 11월과 12월 극장가를 책임질 야구영화 `머니볼`(사진 왼쪽)과 `퍼펙트 게임`.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야구의 계절은 가을이다. 삼성의 우승으로 2011 프로야구도 막을 내렸다. 하지만, 올해는 겨울에도 야구를 볼 수 있다. 바로 극장에서다.

`머니볼`은 지난 17일 이미 플레이볼 했고, `퍼펙트 게임`은 12월 극장가를 책임진다.

이 두 편의 영화는 각각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전설적인 야구인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닮았다. 24년 전 한국 최고의 투수 최동원과 선동열이 펼친 다시 없을 명승부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9년 전 메이저리그의 가난한 구단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연승 행진을 감탄하며 지켜봤던 야구 팬이라면 더욱 환호할만하다. 주연배우도 조승우-양동근에 브래드 피트로 쟁쟁하다.

하지만 두 작품은 야구선수와 구단장을 주인공으로 했다는 점에서 궤도를 달리한다. `퍼펙트 게임`이 본격적인 야구영화를 표방한다면, `머니볼`은 야구를 통한 인간승리에 방점을 찍고 있다. 직구와 변화구로 구질이 다르다.

인물에 따라 배경도 바뀌었다. `야구계 스티브 잡스`로 불리는 빌리 빈 단장의 혁신을 그린 `머니볼`은 야구장이 아닌 사무실을 더 많이 비춘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기적의 20연승은 대부분이 자료 화면으로 대체됐다. 그럼에도, 실제 경기 이상으로 박진감이 넘치는데 이는 섬세하면서도 안정적인 베닛 밀러의 연출력과 아카데미가 인정한 각본가 스티븐 자일리언과 아론 소킨의 힘이다. 영화는 좋은 지도자, 미래사회를 이끌 글로벌 리더, 성공하는 인생의 참 의미 등을 빌리 빈의 삶을 통해 이야기한다.
 
반면 `퍼펙트 게임`은 아직 후반작업 중으로 속살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세기의 라이벌, 최동원과 선동열의 대결 그 자체에 집중할 것으로 예고됐다. 두 사람은 당시 선수의 대결을 넘어 연세대 vs 고려대, 경상도 vs 전라도, 롯데 vs 해태 등 출신학교, 지역, 팀의 자존심을 양어깨에 짊어지고 공을 던졌다. 이 영화는 지난 9월 최동원 감독의 사망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 `머니볼`(사진 왼쪽)과 `퍼펙트 게임` 스틸.

한국에서 야구는 최고 인기 스포츠다. 하지만, 극장가에선 성적이 비인기 종목인 스키점프(`국가대표`, 830만), 핸드볼(`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410만), 역도(`킹콩을 들다`, 120만)만 못했었다.

올해 개봉한 야구영화만을 봐도 그렇다. 1월 개봉한 강우석 감독의 `글러브`는 189만 명을 모아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맞췄고, 김선아와 김주혁이 호흡을 맞춘 `투혼`은 21만 명을 모으고 쓸쓸히 퇴장했다.

`투혼`에서 투수 윤도훈으로 분한 배우 김주혁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사람들은 흔히 야구영화라고 하면 액티브할 것으로 기대하는데, 야구는 지극히 정적인 스포츠"라며 "정적인 운동을 동적으로 표현하려면 무수히 많은 컷이 필요하다"고 야구영화의 어려움을 토로했었다.

스포츠의 매력은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데 있다. 반면 스포츠 영화는 `각본이 있는 드라마`로 일정 부분 결과를 알고 보는 경기와 같다. 그래서 더욱 치밀한 짜임새가 요구된다.

이 두 작품은 과연 야구영화의 흥행 부진 징크스를 깰 수 있을까? 출발은 나쁘지 않다. `머니볼`은 개봉 7일 만에 36만 관객을 돌파했고, ‘퍼펙트 게임` 측도 완성도와 흥행 모두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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