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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영환 기자] 기이한 현상이다. 한쪽에서는 항의가 들끓지만 막상 시청률은 20%를 상회한다. SBS 주말드라마 `신기생뎐`에 대한 반응은 그야말로 극과 극이다.
`신기생뎐`은 방송 초기만 하더라도 고전이 예상됐다. 무엇보다 `기생`을 드라마화한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첫 방송의 시청률은 12.2%(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불과했다.
그러나 `신기생뎐`의 뒷심은 무서웠다. 경쟁작인 MBC `내 마음이 들리니`가 호평 속에 방송됐지만 기어코 주말드라마 시청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결국 `신기생뎐`은 20%가 넘는 시청률로 종영했다. `욕하면서 본다`는 `신기생뎐`의 기이한 시청 패턴을 살펴봤다.
◇ `재미있으니까`
임성한 작가의 작품은 일단 재미있다. `욕하면서도 본다`는 시청법은 일단 `재미`에 방점이 찍힌다. 소재가 어찌됐든 임 작가의 탁월한 글솜씨와 배우의 갈등을 엮는 구성력은 경지에 다다랐다. 이야기가 끝난 후에 `에이 그게 뭐야`라는 반응을 보일지언정 타고난 이야기꾼의 현란한 글솜씨에 시청자들은 무장해제 할 수밖에 없었다.
임 작가에 대한 엇갈린 반응은 그녀의 드라마가 재미와 황당의 경계에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이 황당 코드도 시청자를 잡아 놓는 매력이라고 지적한다. 다른 드라마가 시도하지 못하는 의외성이 `신기생뎐`에는 존재한다. `신기생뎐`을 애청한다는 직장인 이모씨는 "귀신에 빙의되는 설정이 기가 찼는데 계속 보다보니 어떻게 결말을 낼까 궁금해지더라"라고 말했다. `신기생뎐` 중독현상이다.
이영희 PD의 중간 가세도 `신기생뎐`에 힘이 됐다. 이영희 PD는 임성한 작가와 함께 `하늘이시여`를 히트시켰다. 임 작가는 `하늘이시여` 이후 `아현동 마님`과 `보석비빔밥`, `신기생뎐`을 손문권, 백호민 PD 등과 연출했지만 시청률 40%를 넘나들었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했다. `신기생뎐` 역시 초반 시청률 부진에 허덕였으나 이영희 PD의 가세로 시청률이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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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들도 "이해한다"
임성한 작가는 신예들을 선호한다. 드라마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인지 임 작가의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도 `논란`보다는 `시청률`에 만족감을 표하는 눈치다. 주연배우 임수향은 임 작가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을 보였고 여타 출연배우들도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배우들 문제"라고 자책(?)했다. 할머니·장군·동자가 빙의된 연기를 펼친 중견배우 임혁도 임 작가에 대한 신뢰를 보냈다.
임성한 작가는 비교적 함께 일하기 편한 작가로 꼽힌다. 50부가 넘는 `신기생뎐` 촬영 중에도 단 한차례도 `쪽대본`이 나오지 않았다. 완결된 대본은 배우들로 하여금 캐릭터를 분석할 시간적 여유를 준다. `외환`은 있을지언정 `내우`는 덜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SBS는 `난감`
SBS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처지다. 시청률 면에서는 손해볼 것이 없었지만 거듭된 논란으로 이미지에는 타격을 입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시청자에 대한 사과 및 관계자에 대한 징계 명령을 받았다.
시청률 만큼 광고 실적이 좋았던 것도 아니다. 52부작 `신기생뎐`이 방송되는 긴 호흡 동안 `벙어리 냉가슴`이었다가 최근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SBS 한 관계자는 "임 작가에게 극중 세부 설정 등에 대한 수정을 부탁했지만 전혀 변화가 없었다"며 "40여회분이 남은 계약을 해지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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