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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백호 객원기자] LG와 히어로즈 사이의 이택근 트레이드에 대해 온갖 말이 난무하고 있다.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말이 많다.
그런데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한 가지 전제에 동의하고 있는 것 같다. ‘LG는 외야수 자원이 넘친다’라는 사실에 거의 이견이 없어 보인다. LG가 뭣하러 외야수 이택근을 영입하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에서부터, LG가 이택근 또는 다른 외야수를 트레이드할 것이라는 예상, 더 나아가 김상현 때문에 피를 본 LG가 넘쳐나는 외야수 자원을 할 수 없이 모두 데리고 가려고 하는 것 같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허약한 LG의 전력을 감안할 때, 외야수 자리가 그 중 튼튼한 편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미 올해 박용택(좌익수)-이대형(중견수)-이진영(우익수) 라인이 갖춰져 있었는데, 여기에 이병규(전 주니치)와 이택근까지 가세할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LG에 정말 외야수 자원이 넘쳐나는 것일까? 이택근 영입은 포지션 중복을 고려하지 않은 사치에 불과한 것일까? LG 외야수들의 면면을 냉정히 살피면 별로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올시즌 골든글러버인 박용택은 프로야구 최고 수준의 선수이다. 타율 3할7푼2리에 장타율이 5할8푼2리였다. 그런데 1년 전인 2008년의 박용택은 그러지 못했다. 장타율이 2009년 타율보다도 한참 낮은 3할2푼3리였다. 타율은 2할5푼7리였다.
박용택이 2008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걱정하는 것이 기우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그가 2009년의 박용택으로 남아있기를 바라는 것 역시 과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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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통산 타율은 2할9푼1리로 2009년 타율보다 8푼이나 낮다. 규정타석을 채우면서 3할 타율을 넘긴 것이 2009년 한 번뿐이었다.
그리고 모두가 알고 있듯이, 박용택은 결코 좋은 외야 수비수가 아니다. 어깨가 약하기 때문이다. 특히 페타지니가 재계약하지 않을 경우, 박용택은 지명타자 자리로 가야 할 수도 있다.
사실 진짜 문제는 중견수 이대형에게 있다. 그는 어마어마한 도루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장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방망이 솜씨를 가지고 있다. 이대형의 올해 OPS는 6할5푼9리로 놀랍게도 박병호(.704), 박종호(.686), 권용관(.666) 같이 팀 공격력에 별반 공헌 못한 것처럼 보이는 타자들보다도 더 낮다.
이대형에게 장타율이 포함된 OPS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터무니없는 일이라면, 출루율만을 생각해 보자. 그래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대형의 출루율은 3할4푼1리에 불과하다. 역시 박종호(.357)보다도 한참 낮다.
규정타석을 채운 8개 구단 타자 45명 중 이대형보다 출루율이 낮은 타자는 5명뿐이다. 이대형이 1번타자로 나선다는 건 기록상 어울리는 일이 아니다.
이진영은 좋은 타자이면서 좋은 외야수이다. 그러나 그도 잔부상으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한 상황이다. 박용택, 이대형, 이진영 등 세 명 이외에도 LG에 외야수들이 더 있기는 하다.
그러나 2009년에 제대로 된 성적을 낼 것이라는 확신을 주는 타자는 없는 게 현실이다.
일본에서 이병규가 돌아온다고 해도 그가 한국에서의 마지막 해인 2006년만큼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2006년의 이병규 자체가 타율 2할9푼7리 7홈런 55타점으로 그저 그랬다. 이병규는 일본에 가기 이전에도 LG에서 1루수로 나올 때가 적지 않았다.
이렇게 LG 외야는 의문부호 투성이다. 물론 여전히 박경수, 권용관을 주전으로 내야 하는 내야수 쪽에 비하면 엄청나게 풍요로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전력 보강의 여지가 없이 탄탄한 상태는 결코 아니다. 이택근을 데려올 수 있다면 LG에는 분명히 도움이 된다. 이택근 영입은 어리석은 사치가 아닌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