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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MBC 주말특별기획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이 손익분기점 돌파를 눈앞에 뒀다.
22일 제작사 진인사필름에 따르면 ‘친구, 우리들의 전설’은 현재까지 매출이 제작비의 90%를 넘어섰으며 가계약한 해외 수출까지 매출액에 포함시키면 ‘흑자’로 전환된다.
국내에서 드라마 제작사는 제작비가 높아지면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다는 하소연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한동안 제작하는 드라마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음에도 경영상태 악화로 더 이상 드라마 제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제작사도 있을 정도다.
통상적으로 배우들의 출연료 및 스태프 임금은 드라마 종영 1개월여 뒤에는 지급이 완료돼야 하지만 이를 지키기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때문에 제작사와 출연진, 스태프 간에 소송이 벌어지기도 한다.
‘친구, 우리들의 전설’ 제작비는 75억원이다. 제작비 100억원이 넘는 드라마도 있지만 ‘친구, 우리들의 전설’도 블록버스터급이다. 하지만 ‘친구, 우리들의 전설’ 시청률은 한자릿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친구, 우리들의 전설’이 최종 20회까지 4회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손익분기점에 육박하는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은 사전제작드라마인 데다 방송사 MBC에 방영권만 판매하는 형태로 계약을 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국내에서는 매주 방영일정에 맞춰 2회씩 드라마가 촬영된다. 방영 1~2개월 전부터 촬영을 시작하지만 첫회가 방송되는 날까지 진행된 촬영이라야 4회 정도가 고작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드라마는 ‘생방송’처럼 제작된다.
반면 ‘친구, 우리들의 전설’은 방영 6개월 전 촬영을 시작, 90% 가까이 촬영을 마친 상태에서 첫회 방송을 맞았다. 당초 제작진은 100% 사전제작을 목표로 했지만 편성일정 때문에 그 목표는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친구, 우리들의 전설’은 대부분의 촬영을 마친 뒤 방영을 시작,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국내 시청률은 높지 않지만 인터넷 다운로드에서는 상위권에 올라 있고 새로운 한류드라마로 해외에서도 주목받을 수 있는 이유다.
‘친구, 우리들의 전설’은 이미 일본에는 높은 액수로 선판매됐으며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과 동남아 각국에서도 수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국내 드라마 제작사 대부분은 그동안 국내 방영권을 갖는 방송사로부터 제작비 일부를 지원받고 해외 수출에 따른 수익 역시 방송사와 분배하는 형태의 계약을 해왔다. 수출 협상을 방송사가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 형태를 벗어나 방송사가 국내 방영권만 갖고 인터넷 다운로드, 수출, OST와 머천다이징 등 부가사업의 권한은 제작사가 갖는 것은 ‘태왕사신기’를 비롯해 몇편 되지 않는다. ‘친구, 우리들의 전설’도 이런 형태의 계약을 맺어 제작사의 수익을 극대화시키고 있는 것.
‘친구, 우리들의 전설’은 드라마 흑자 수익구조의 전형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