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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투아는 29일(한국시간) 프랑스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리버풀(잉글랜드)과 2021~22 UCL 결승전에서 신들린 선방쇼를 펼쳤다.
무려 9차례나 리버풀의 유효슈팅을 막아낸 쿠르투아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레알 마드리드는 단 1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하고도 1-0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9개 선방은 UCL 토너먼트 역대 한 경기 최다 선방 기록이었다.
쿠르투아는 이날 리버풀의 파상공세를 온몸으로 막았다. 리버풀이 자랑하는 공격라인 모하메드 살라, 사디오 마네가 날카로운 슈팅을 잇따라 날렸지만 쿠르투아가 버티는 골문을 뚫지 못했다. 단순히 선방을 넘어 리버풀의 패스를 차단하는 스위퍼 역할까지 훌륭히 소화했다. 쿠르투아가 없었다면 레알 마드리드의 우승은 절대 불가능했다.
결승전 MVP 역시 결승골을 넣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아닌 쿠르투아에게 돌아갔다. 골키퍼가 UCL 결승전 MVP가 된 것은 2001년 올리버 칸(당시 바이에른 뮌헨), 2008년 에드빈 판 데르 사르(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어 역대 3번째다.
경기가 끝난 뒤 쿠르투아는 그동안 겪은 마음고생을 털어놓아 눈길을 끌었다. 골키퍼라는 포지션 특성상 환호 대신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아픔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쿠르투아는 “오늘 승리는 나의 경력을 위해서도 정말 필요했다”며 “이제 내 이름에 대해 주위에서도 더 인정해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사실 잉글랜드에서는 크게 인정받지 못했던 것 같다”며 “훌륭한 시즌을 마치고 나서도 많은 비난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쿠르투아는 이번 UCL 결승전 이전부터 이미 최고의 골키퍼로 인정받았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최고의 골키퍼에게 주는 골든 글러브상을 받았다. 전 세계에서 몸값이 가장 비싼 골키퍼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하지만 쿠르투아는 2014~15시즌부터 첼시에서 4시즌 간 뛰면서 팀 부진의 이유로 꼽힌 적도 있다. 극성스런 첼시 팬들로부터 많은 야유를 받아야만 했다.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는 과정도 매끄럽지 않았다. 이적을 앞두고 구단과 갈등으로 훈련에 무단 이탈하기도 했다.
2018~19시즌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쿠르투아는 비로소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지난해 8월 레알 마드리드와 5년 재계약하면서 “이 팀에서 UCL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약속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 그 약속을 온몸으로 지켰다.
쿠르투아는 오늘 우리는 유럽의 왕이 누구인지 보여줬다. 아무도 UCL 우승에 대한 나의 욕망을 누를 수 없었다”며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은 최고 시즌을 보낸 팀들인데 오늘 우리가 훌륭한 경기를 펼쳐 승리할 수 있었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