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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론의 ‘중국색’ 드라마에 대한 민감한 반응은 중국이 김치 한복 판소리 등 한국 고유의 문화를 자국의 것이라 우기는 ‘문화공정’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됐다. 문화공정은 중국이 자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 역사로 만들기 위해 2002년부터 추진해온 동북3성(헤이룽장성 지린성 랴오닝성) 역사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인 동북공정이 문화 영역으로 옮겨진 것이다. 중국은 김치를 중국식 절임채소 파오차이에서, 한복을 한족이 입었던 한푸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한다. 위키피디아 중문판에서는 이영애 김연아 손흥민 같은 한국 스타들을 조선족으로 소개하는 등 도를 넘고 있어 일부 극단적인 민족주의자들의 주장일 뿐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우려스럽다.
문화의 힘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전까지 국력은 군사력, 경제력 등과 같은 하드 파워에 좌우됐다. 21세기에는 문화 예술 정보과학 등 소프트파워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우리는 K드라마, K팝, K무비 등 K콘텐츠를 통해 일어난 한류로 그 영향력을 체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미국 빌보드 1위 등극 및 그래미 노미네이트,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등 기록을 세우며 문화강국이라는 자부심을 확인했다.
같은 해에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문화연구원에서는 BTS의 빌보드 1위 경제효과를 1조7000억원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BTS와 ‘기생충’의 활약이 K콘텐츠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과 인식 변화를 이끌며 소프트파워의 힘을 실감케 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속 급성장한 OTT 시장 덕분에 한국 콘텐츠가 그 수혜를 입고 있다. ‘킹덤’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스위트홈’ 등 드라마와 영화 ‘#살아있다’ ‘승리호’ 등이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개국에 공개돼 글로벌한 화제를 모았다. ‘킹덤’을 통해 해외에서 ‘갓 열풍’이 불었고, 앞선 많은 드라마를 통해 K뷰티가 유행처럼 번졌다. K콘텐츠를 통해서 한국 문화가 세계로 뻗어간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그런 한국 드라마에 한국 고유 음식인 비빔밥이 중국 제품으로 등장한 건 아쉽다. “문화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웠던 CJ ENM의 자회사에서 만든 콘텐츠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제작비가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국내 시청자들의 엄격한 잣대와 더불어 전 세계 시청자들의 눈높이까지 맞춰야 하는 창작자, 제작자의 고충도 이해된다. 그러나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의 안이한 문화 인식이 비빔밥을 중국 음식으로 착각하게 만들 여지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점은 문제다.
백범 김구 선생은 70여년 전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고 말했다. 전세계인이 K콘텐츠를 주목하고 있는 지금, 콘텐츠의 문화 감수성을 높이는 것은 김구 선생의 염원과도 맞닿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