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소리쳐' 등 280곡 작사·작곡
저작권 수입, 곡 수와 비례하진 않아
장르·트렌드보다 메시지 전달 최우선
|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홍진영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장이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사옥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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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저작권료 얼마나 받느냐고요? 노코멘트하겠습니다. 하하.”
홍진영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한음저협) 회장은 자신이 받는 저작권료를 비밀에 부쳤다. 액수가 적어서는 아닐 게다. 홍 회장은 이승철의 히트곡 ‘소리쳐’, ‘사랑 참 어렵다’, SG워너비의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 280여 곡을 작곡·작사한 베테랑이다. 홍 회장은 그러나 저작권료 액수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민감한 개인 정보”라는 이유에서다. 공개하기 싫다기보다 논란을 야기할 우려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그의 원칙이 엿보였다.
홍 회장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한음저협 회원들의 최대 불만이 ‘왜 내 저작권료가 이것 밖에 안 되느냐’는 것인데 곡을 많이 쓴다고 해서 저작권료가 비례하는 건 아니다”라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듣고, 부르냐에 따라 저작권료가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중이 봤을 때 히트곡을 만든 창작자의 저작권료가 상당할 것처럼 보이지만 수입이 많은 작곡가는 극히 일부”라고 덧붙였다. 히트곡 다수를 보유한 창작자의 경우 저작권료로 연간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까지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연간 1000만원도 못 받는 게 현실이다. 홍진영 회장은 그런 업계 상황에서 창작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정당한 대가를 받고 음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한음저협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 마시따 밴드 보컬 홍진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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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회장이 ‘음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했다. 홍 회장은 “음악이 가진 최대 장점은 메시지 전달이라고 본다”며 “히트곡을 써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장르와 트렌드에 구애받지 않고 내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한음저협의 각종 업무로 바쁜 가운데서도 시간을 쪼개 틈틈히 작곡을 하고 있다. 그는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곡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도 밝혔다.
마시따 밴드 보컬이기도 한 홍 회장의 사무실 한편에는 커다란 마이크가 설치돼 있었다. 마치 밴드 보컬 출신이라는 것을 보란 듯이 보여주는 듯했다. 홍 회장은 “마시따 밴드 활동을 하고 싶지만, 업무가 많아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전혀 없다”며 “회장 임기를 마치면 다시 가수로 복귀할 생각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한음저협에 내 모든 에너지를 쏟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