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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이 밝았다. 한결 편안해 보였다. 지난달 28일 종영한 MBC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극본 김반디·연출 박원국, 이하 ‘조장풍’)의 박세영(31)이었다.
박세영은 극중 조진갑(김동욱 분)의 전처이자 형사 주미란 역을 맡았다. 현실과 타협하고 살던 주미란은 조진갑을 통해 정의로운 면모를 되찾고 그들과 함께 ‘갑’을 타파해 간다. ‘내딸 금사월’(2015)의 악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흥행작 ‘귓속말’(2017), ‘돈꽃’(2017) 등에서 여성스러운 캐릭터를 주로 맡았던 그다. 이번엔 형사, 싱글맘 등 낯선 키워드로 돌아왔다.
도전의 결과는 만족스럽다. 동시간대 3위로 출발한 ‘조장풍’은 중반부 이후 1위로 거듭났다. 함께 호흡한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며 “현장도, 작품도 유쾌한 작품이었다”고 추억했다.
“예전처럼 몸에 딱 붙은 원피스를 입고 하이힐에 커다란 액세서리를 했다고 상상하면 이번처럼 못했을 거예요. 감독님이 ‘생활감’을 강조하셔서 다른 작품처럼 식단 관리도 엄격하게 하지 않았어요. 삼시세끼 챙겨먹으면서 편안한 옷 입고 연기하니까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았어요.”
생애 첫 액션은 즐거운 과제였다. 유도부 출신이란 설정 덕분에 액션 스쿨은 물론 조준호 유도코치를 찾아 유도를 배웠다. 몸을 쓴 다음 날은 어김없이 근육통이 찾아왔다. 엎어치기와 수갑 채우는 동작은 수차례 연습했다. 하다 보니 재미도 붙었다. 이제 눈 감고도 수갑을 채울 수 있었다.
상대역인 김동욱과 알콩달콩 ‘케미’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다. 김동욱에 대해 묻자 “조금씩 편안해져 장난도 서로 많이 친다”고 웃었다. 둘 다 낯을 가리고 말수가 적어 처음엔 어색했다고. 어느 순간 서로 비슷한 성향이란 걸 깨닫고 그런 부분들이 편해졌다고. 그는 “덕분에 호흡도 잘 맞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조장풍’은 ‘돈꽃’ 이후 약 1년 만의 복귀작이었다. 그 사이 새 소속사가 생겼고, ‘딸 부잣집’ 막내딸로서 독립했다. 2012년 SBS ‘내일이 오면’으로 정식 데뷔한 이후 6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그였다. 처음으로 지난 시간을 돌아본 기회였다. 그는 “전에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박처럼 느껴졌다”면서 “차분하게 되짚어보기도 하고, 내려놓는 법을 배우기도 했던 시간”이라고 말했다.
“1년 정도 쉬면서 고민이 많았어요. 나답게 사는 건 뭔가, 현실을 맞춰가야 하나 그런 것들이요. ‘조장풍’은 또 다른 시선으로 사람 사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작품이었어요. ‘을’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현실이 담겨 있었죠. 유쾌하게 그려냈지만 그 안 이야기들에 시청자 분들이 공감해주신 것 같아요. ‘조장풍’처럼 좋은 차기작을 어서 빨리 만나고 싶어요.”